오버워치, 하이퍼 FPS의 새 지평을 열다

오버워치 캐릭터 '겐지' 이미지. / 사진=블리자드
지난해 5월 국내 게임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게임이 있다. 바로 ‘오버워치’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선보인 첫 1인칭슈팅(FPS)게임이라는 점에서 출시전부터 전 세계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블리자드의 첫 FPS 도전이라는 점에서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 출시후 이러한 우려는 곧 사그라 들었다. 출시와 동시에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오버워치는 하이퍼 FPS게임이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서든어택’으로 대표되는 밀리터리 FPS가 주를 이뤄왔다. 밀리터리 FPS가 실제 총기를 바탕으로 적을 제입하는 방식이라면 하이퍼 FPS는 미래에나 볼법한 무기들을 가지고 적을 제압하는 게임이다. 특히 밀리터리 FPS게임의 경우, 캐릭터별 특색이 없이 총알 한두방으로 게임 승패가 결정되는 반면 하이퍼 FPS게임의 경우 캐릭터별 특색이 강해 각 캐릭터별로 다른 전략을 사용해 적을 제압해야 한다.

예컨대 서든어택이 맵을 걸어다니며 적을 사살하는 방식이라면, 오버워치는 하늘을 날아서 적을 공격하거나 벽을 타고 이동하면서 적의 후방을 노리는 방식이다. 여기에 기존 밀리터리 FPS게임에선 쉽게 볼 수 없었던 ‘힐러’라는 직업이 있어, 아군을 치료해 줄 수도 있다.

사실 그동안 여러 하이퍼 FPS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됐지만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블리자드가 오버워치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은 오버워치의 흥행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버워치는 블리자드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더불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조작의 편의성 등을 극대화시키며, 하이퍼 FPS 대중화에 성공한다.

출시 이후에는 2012년부터 204주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리그오브레전드(LOL)를 꺾고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금도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오버워치의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블리자드 특유의 탄탄한 스토리라인이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대작 게임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해당 게임들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바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다. 블리자드는 FPS게임인 오버워치에도 탄탄한 스토리를 적용했다. 기존 FPS게임들이 테러리스트를 제압하는 방식의 뻔한 스토리를 내세운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오버워치는 출시전부터 각 캐릭터별 스토리를 시네마틱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 등에 먼저 공개했다. 마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은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후에도 블리자드는 단편 만화나 추가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해 공개하면서, 오버워치 세계관을 확장시켜 나갔다. 유저 입장에서는 단순히 FPS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닌 거대한 스토리속 주인공돼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성공요인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조작의 편의성이다. 보통 하이퍼 FPS 경우, 조작의 어려움으로 인해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오버워치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게임을 처음 접해 본 유저들이라도 게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조작 방법 역시 기존 FPS게임을 즐겼던 유저라면 한두번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지막 성공요인은 캐릭터간 밸런스다. 오버워치에는 24개의 서로다른 캐릭터가 등장한다. 캐릭터 역할은 공격, 수비, 돌격, 지원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보통 밀리터리 FPS게임의 경우 캐릭터간 능력치 차이가 거의 없어 밸런스 맞추기가 어렵지 않다. 반면 하이퍼 FPS와 같이 캐릭터 역할이 정해진 경우, 이들 캐릭터간 밸런스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리자드는 수많은 피드백과 내부 테스트를 거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았다. 물론 일부 캐릭터 경우, 지나치게 강하거나 지나치게 약한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를 봤을 때 합격점을 주는 유저들이 많다.

이러한 성공요인들을 바탕으로 오버워치는 전 세계인 흥행에 성공한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저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e스포츠 리그가 열리며 주요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FPS게임 특성상, 빠른 화면 전환으로 인한 멀미 현상 등은 여전히 해결과제다.

당분간 국내에서 오버워치를 뛰어 넘을 만한 FPS게임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가 하이퍼 FPS의 새 지평을 연 만큼, 이후에도 오버워치를 뛰어 넘는 하이퍼 FPS게임들이 여럿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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