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영업이익 개선 전망…목표주가 상향
대한항공이 재무구조와 영업이익 개선 추세 속에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봄 한진해운 리스크가 정리되면서 계열사 지원 부담감이 사라진 뒤 이달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낮췄다. 이어 실적 개선세도 뚜렷해지고 있어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일 대비 50원(0.13%) 오른 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A주의 MSCI 편입 등 대외 이슈와 가격 부담에 하락세가 완연했으나 대한항공은 소폭 상승으로 마감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대한항공을 매수하면서 이달 들어 100만주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이에 외국인 보유율도 지난달말 16.2%1에서 17.25% 까지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투자 매력이 다시 비상하는 데는 우선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대한항공의 매출액과 직결되는 장거리 노선 여객과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장거리 노선과 화물물동량은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요소다.
올해 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3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9월 말에도 영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평가다. 가장 큰 차이는 지난해에는 한진해운 부실에 따른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가능성이 부담이 됐다.
이달 발행에 성공한 영구채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을 700% 아래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분기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744% 수준이다. 더구나 이번 영구채는 만기 30년, 연 4.875%의 고정금리로 발행돼 대한항공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있고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계상으로도 자본으로 인정받아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재무구조가 안정화되고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자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동부증권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4만1000원, KB증권은 5만1000원으로 상향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항공여객 수요가 단거리 노선 중심에서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물동량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한항공의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 늘어난 2조8731억원, 영업이익은 0.5% 증가한 16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의 상장도 대한항공에 호재로 꼽힌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저가항공사 진에어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직접적인 지분 가치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룹내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진에어는 지난달 25일 상장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올해 4분기 유가증권상장을 준비중이다.
유가 상승세는 수익성에 부담되는 요소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을 뒤엎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해 항공사드의 급유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20.9% 높은 배럴당 67.4달러 수준이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높아졌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대한항공 증자 및 영구채 발행, 진에어 기업공개 등을 통해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유가도 안정화돼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