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무산시 금호그룹과 거래 중단 검토"…상표권 사용 문제 전면전 비화

20일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에 경영권 박탈, 금호그룹 지원 중지 등 최후통첩을 날렸다. / 사진=뉴스1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전면전에 나섰다. 채권단은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거래관계 유지 여부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금호타이어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경영진을 사퇴시키는 동시에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박탈도 추진키로 했다.

채권단은 20일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가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절차를 신속히 종결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를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금호’ 상표권 문제로 대치하고 있다. 채권단과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 매출액의 0.2%를 합의하고 박 회장측에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지난 9일에 이어 19일 또 다시 이를 거부하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회장 측은 “타사의 유사사례 등을 고려해 채권단이 제시한 0.2% 사용 요율을 0.5%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 20년 사용은 허용하되 더블스타의 일방 해지 조건은 불합리한 조건이므로 이의 계속 사용을 전제로 수정 제시했다”고 전날 밝혔다. 박 회장 측은 상표권에 대해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 조건일 경우에만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채권단은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었다. 채권단은 이번 거래가 무산될 경우 그 책임을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에게 묻는 동시에 금호그룹에 대한 금융제재까지 언급,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현재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의 주계열 은행이자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이다. 또 산업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채권단에 포함돼 있다.

이날 채권단의 최후통첩처럼 실제 채권은행들이 금호그룹과 거래를 끊는다면 그룹 전체가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더불어 금호타이어에 추가적인 지원도 없다고 못 박았다. 채권단은 “지난 8년여간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실행해 더 이상 회사에 대한 지원 여력이 없다”며 “중국 사업의 근본적 해결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서 채권단의 추가 지원 또는 구조조정 추진의 실익도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추진 중인 이달 말 만기도래 채권의 3개월 연장은 차질없이 완료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번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며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하며, 금호그룹과의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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