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만남 철폐 의지 반영…재계 “대화 통해 불확실성 제거 기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재벌개혁안 등을 발표하다가 미소를 짓고 있다. / 사진=뉴스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의 첫 만남이 이번 주 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향후 공정위가 본격적인 재벌 개혁에 나서기 전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입장에선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규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 미국 방문에 기업들도 동행하는데, 외국에서 대통령과 기업들이 처음 조우하는 게 어색할 수도 있다​며 ​공정위원장이 4대그룹 관계자를 만나 정부와 기업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과 4대 그룹 만남의 다리를 놓는 작업은 대한상공회의소가 맡았고 날짜는 오는 22일이 유력하다.


해당 만남은 김상조 위원장의 평소 스타일과 철학이 반영된 결정이란 평가다. 얼마 전 김 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로펌에 간 공정위 퇴직자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번 4대 그룹과 만남은 비선활동 및 비공식 만남을 지양하고, 만날 일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동은 한마디로 경고와 경청이 어우러진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상조 위원장은 향후 재벌 개혁 및 규제 방향에 대해 기업들에게 경고하면서도 각 기업이 처한 상황과 입장에 대해 충분히 귀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차피 재벌개혁의 격랑을 피해갈 수 없는 기업 입장에선 충분한 대화를 통해 미리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은 당장 바꿔나가기에 어려운 점들을 설명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감몰아주기를 갑자기 해소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4대 그룹과 만남에서)재벌개혁을 몰아치듯이, 때리듯이 진행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분명히 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해당 자리에 각 그룹 총수가 직접 나올지 최고경영자가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총수가 참석해서 직접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조율을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 등을 감안하면 최고경영자들이 대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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