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성능 앞서는 코나…수동변속기로 가격경쟁력 높인 티볼리

현대자동차가 코나를 내세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를 축으로 끊임없이 성장 가도를 달려온 소형 SUV 시장이 또 다시 확장의 계기를 만났다. 덩달아 소비자 선택폭도 넓어졌다. ‘다다익선’이라 했다.

그동안 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를 위한 티볼리 만의 독무대였다. 2013년 한국GM이 트랙스 출시로 터를 닦자 르노삼성이 QM3로 무대를 만들었고 쌍용차 티볼리가 곧장 올라섰다. 적재 공간을 늘려 실용성을 더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얹은 게 호재였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통해 2013년 9214대에서 지난해 10만7000대로 3년 만에 10배 넘게 성장한 소형 SUV 시장을 홀로 오롯이 누렸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처음 내놓은 2015년과 이듬해인 2016년 티볼리로만 총 10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소형 SUV 10중 6대는 티볼리. 품질을 숫자로 증명한 티볼리를 보면서 그러나 소비자는 고민에 빠졌다. 트랙스와 QM3가 만든 무대에 올라선 줄 알았던 티볼리가 조연이진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탓이다. “주인공은 늦는 법”이라고 들었다. 

 

현대차가 코나를 출시하면서 소형 SUV 강자 쌍용차 티볼리와 경쟁이 주목받고 있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 강하게 “알로하, 코나.”

13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코나 보도발표회 무대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올랐다. 코나를 탄 채였다. 그리고 정 부회장은 코나에서 내린 뒤 코나 옆에 서서 “섣불리 시장에 나서기보다 충분히 조사하고 완벽히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나 외관에 굵직한 선을 채웠다. 전면 그릴에서 헤드램프로 유려하게 흐르는 선을 쓴 티볼리와 인상부터 달랐다. 차이는 주행 성능에도 그래도 이어진다. 코나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택했다. 코나보다 한 차급 위인 투싼과 동일한 엔진이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더해졌다. 티볼리는 1.6 가솔린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책했다. 당연히 기본적인 주행성능은 코나가 출력에서부터 177마력으로 쌍용차 티볼리를 51마력 앞선다. 최대토크도 2배에 가까운 27kg.m을 발휘한다.

디젤 엔진으로 비교해도 코나의 제원이 앞선다. 코나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36마력에 최대토크 30.6㎏·m을 갖췄다. 티볼리는 113마력이다. 여기에 더한 연료 효율마저 코나가 앞선다. 코나가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물고 나온 이유다.

◇ 편하게 “티볼리”

엔트리 트림 기준 코나는 1895만원에 책정됐다. 1615만원에서 시작하는 티볼리보다 200만원 넘게 비싸다. 하지만 티볼리 엔트리 트림이 수동변속기 사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비교하면 티볼리는 1811만원부터, 코나는 1895만원이다.

최고급 트림으로 보는 게 쉽겠다. 코나 최고급 트림인 프리미엄은 2425만원으로 티볼리 LX가 200만원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이때다 하고 티볼리로 넘어가기엔 뒷맛이 씁쓸하다. 코나에 적용된 기본 사양이 티볼리보다 훨씬 넓고 다양한 탓이다.

코나에는 LED 헤드램프, 18인치 휠&타이어, 차외선 차단 유리, ECM 룸미러, 운전석 전동 조절 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 후방카메라, 하이패스 오디오 시스템이 모두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티볼리 LX 선택 사양을 모두 넣어도 부족할 정도다.

이에 티볼리는 당초 티볼리 에어에만 적용했던 고급사양을 최근 연식부터 확대 적용했다. 뒷좌석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2열 리클라이닝 시트가 대표적이다. 코나에는 2열 리클라이닝 시트가 적용되지 않는다. 보다 편안할 가족을 위해서는 고려해볼 만한 선택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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