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 고급 대형 세단 보다는 하위 모델에 집중…수입차 업체는 적시에 신차 출시
국산 고급 대형 세단이 팔리지 않고 있다. 반면 경쟁차종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S 클래스와 BMW코리아 7시리즈는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방하고 있다. 국산 대형 세단이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실패한 탓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6일 자동차 업체별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대형 세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8% 줄었다. 전년 동월대비 1510대 덜 팔렸다.
특히 현대차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이 부진했다. 지난달 1369대 팔리는데 그쳐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2.7% 줄었다.
기아차 K9과 쌍용차 체어맨W도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두 모델은 각각 107대와 57대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5월엔 각각 231대와 74대가 팔렸다.
국산 대형 세단 모델들 중 현대차 제네시스 G80만 지난해보다 많이 팔렸다. 지난달 판매량은 30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2% 늘었다.
반면 국내 수입 고급 대형 세단 시장을 주도하는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하게 팔렸다. 지난해와 비교해 벤츠 S클래스는 20대 더 팔렸고, BMW 7시리즈는 2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세단을 선택할 때 차량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와 서비스 등도 함께 구매한다”고 말한 뒤 “수입 세단 소비자들이 금전적으로 여유 있다보니 가격보다는 이미지에 더 신경 쓴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고급 대형세단의 신차 개발을 주저한 탓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 업체는 과다한 개발비용 탓에 고급 대형 세단의 신차를 내놓지 못하는 반면 벤츠와 BMW는 적절한 시기에 신차를 출시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