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2자 물류사, 80~90%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식 성장 논란
이어 역시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SDS(87.8%), LG그룹 계열 범한판토스(69.8%),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인 현대글로비스(66.9%) 순으로 내부거래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9.7%로, 상대적으로 적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받은 ‘출자총액제한집단(대기업) 계열 2자 물류기업의 내부거래 비중’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로지텍의 내부거래비율은 2013년 93.7%, 2014년 92.8%, 2015년 93%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로지텍이 삼성그룹 자회사들의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로지텍과 같은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SDS의 지난해 내부거래비율은 87.8%로 분석됐다. 삼성SDS의 경우 전체 사업부문 금액을 기준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로지텍과 비교하면 다소 낮았지만 지난 4년간 내부거래비율은 꾸준히 80%대를 유지해왔다. 삼성SDS의 지난 2013년 내부거래비율은 82.7%에서 83.2%(2014년), 85.7%(2015년)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규모 8조원대에 이르는 현대자동차그롭 계열 2자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4년간 내부거래비율이 다소 낮아진 편에 속했다. 지난 2013년 기준 이 회사의 내부거래비율은 74.9%였지만, 이듬해인 2014년 68%, 2015년 65.4%, 2016년 66.9%로 집계돼 60%대의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LG그룹 계열로 지난 2015년 5월 편입된 범한판토스(LG상사 합병)는 2015년 66.4%에서 2016년 69.8%로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 2자 물류기업 중 가장 내부거래비율이 낮은 곳은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글로벌로지스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내부거래비율이 10.1%에서 2014년 1.8%로 급격히 하락했다. 하지만 2015년 6.4%로 다시 크게 오른 후 2016년 9.7%로 다시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3자물류와 달리 2자 물류는 자회사 물류 방식으로, 대기업 자회사들의 물류를 수행한다. 애초 국내 물류시장은 3자 물류 기업들이 장악하는 양상이었지만, 대기업 2자 물류 기업들이 그룹 물량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경쟁 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3년간 매출액 증가 추이는 대기업 2자 물류 기업이 3자 물류 기업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자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03년 5700억원이던 매출액인 2016년 15조300억원으로 27배 늘었다. 삼성SDS는 같은 기간 4615억원에서 8조1000억원으로, 매출이 18배나 증가했다.
대기업 2자 물류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식 성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안호영 의원은 이날 “물류분야에서 삼성과 LG, 현대차 등 일부 대기업 계열 물류기업의 2자 물류 확대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시장질서가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물류정책기본법에 아직까지 2자 물류에 대한 정의조차 없는데 2자 물류에 대한 정의를 신설해 과도한 2자 물류에 대한 규제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