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대한항공보다 수습 크게 늦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가 안전 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국적 대형항공사가 연이은 항공기 부품 문제로 안전 관리 소홀 구설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각각 14일, 15일 승객 탑승 이후 기체 결함을 발견해 운항 지연 사태를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곧장 동일 기체 투입에 나선 대한항공과 달리 부품 교체 차질로 승객 대기에만 13시간 이상을 소요하면서 기체운용 부실 지적마저 받고 있다.

16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15일 오후 8시 인천을 떠나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항공기(KE011편)에서 승객 탑승 완료 이후 누수 결함이 발견됐다. 대한항공은 급히 동일 기체인 A380-300 투입을 결정하고 당초 출발 예정 시간에서 2시간 40분 지난 오후 10시 40분에 지연 운항을 마무리했다. 항공기에는 353명이 탑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4일 오전 4시 사이판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항공기(OZ626)에서 승객들이 탑승하는 중에 고도계 결함이 발견돼 승객 166명을 내리게 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에서 출발한 제주항공편에 부품을 실어 현지에서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데 따라 13시간 30분 지연을 빚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또 같은 날 오전 2시 35분 필리핀 클라크필드을 출발하려던 OZ708편 항공기에서 엔진 결함이 발견돼 역시 13시간 넘게 지연 운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부품을 확보해 정비에 나서야 했던 탓이 지연 운항 시간이 늘었다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안전 관리 소홀에 더한 기체운용 부실까지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항공기 부품 결함 발견 이후 정상 운행에 나서기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대응 시간 격차는 10시간이 넘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A380-800 기체 결함에 맞서 동일한 기체를 해당 노선에 교체 투입하는 결정으로 지연 시간을 2시간 40분가량으로 줄여 되레 아시아나항공의 기체운용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항공 업계 한 전문가는 “늦은 시간인 데다 인천공항 출발 기체에서 생긴 문제였던 덕에 대한항공의 신속한 대처가 가능할 수 있었다”면서 “해외에서 기체 결함이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과 달리 대한항공은 운이 좋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최근에 일으키고 있는 부품 이탈 등 안전 관리 소홀 문제는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선 10일 아시아나항공은 제주를 출발한 항공기에서 부품이 떨어져 나갔는지도 모르고 운항을 한 사실이 밝혀져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실관계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오후 2시 30분 제주에서 출발해 여수로 향한 OZ8198편 항공기가 3시 50분 다시 승객을 태우고 제주로 돌아오기까지 부품 이탈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5월27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기(KE2708편)에서 이륙 중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항공기 탑승객 302명은 8시간가량 대기해 대한항공이 투입한 대체편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또 대한항공은 9일 오전 10시 15분 일본 후쿠오카공항 착륙을 준비하던 항공기 KE783편 조종실 조종석에서 연기가 발생해 관제탑에 보고하고, 소방대를 대기시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종실 모니터 연결선의 합선에 따라 고무 타는 냄새가 났던 것”이라며 “기체 안전 점검에 최선을 다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