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제약사 로슈‧BMS과 수주계약… 하반기 세계 최대 규모 3공장 완공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바이오 클러스터다. 여러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이곳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매립지 위에 세워져 부지도 넓고, 인천국제공항도 가깝다. 바이오산업의 요람지인 셈이다. 많은 업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장 빠른 시간 몸집을 키웠다. 한창 짓는 3공장이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공장이 된다. 14일 오후 3시, 기자는 직접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찾아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로비 1층에는 ‘2020 Bio Champion'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흘러가고 있었다. 생산규모, 수용용량, 인프라 측면에서 바이오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미란다. 옆엔 삼성바오로직스를 세운 직원들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찍은 사진이 현수막으로 인쇄돼있다. 이제는 1700명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이끈다. 평균 연령도 어리다. 만 29세다. 30살이 조금 안된다.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됐다. 같은 해 5월 1공장 설립을 시작했고, 2013년 7월 생산에 들어갔다. 삼성바이로로직스 관계자는 “당시엔 국내 바이오산업이 자리잡지 않을 때라 김태한 사장으로선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1공장은 평균 규모인 3만L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공장을 지을 때는 대규모로 여겨지던 9만L가 아닌 15만L로 규모를 넓히는 모험을 강행했다.
의약품위탁생산(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시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의약품 CMO 시장이 2025년까지 303억 달러(약 34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률도 연평균 8%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대되고, 바이오텍 등 생산시설이 부족한 업체에서 CMO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 까다로운 품질관리‧GMP기준 다국적제약사들 수주계약 늘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과 2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2공장으로 들어가자, 9개 모니터가 공장 내부 시설을 보여준다. 세포를 배양하는 기계는 유리창 너머로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세포 배양기는 1만5000L짜리 세포 배양기다. 2공장에는 배양기 10개가 있다. 세포가 배양되면 항체를 정제하고, 분말이나 액상형태로 고객사에 전달한다. 아무래도 항체 세포를 이용하는 작업이라 위생과 품질에도 엄격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기자 눈에 띈 것은 공장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기기였다. 삼성전자 VR기기 ‘삼성 기어 VR'로 의약품 생산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3년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홍보를 위해 삼성전자 VR기기를 활용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좋은 활용사례였다. VR기기가 보편화됐다지만, 공장 시설을 한자리에서 살펴본다는 점이 색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중앙통제실, 품질관리(QC), MSAT 등 다양한 부서가 존재한다. 중앙통제실은 1공장과 2공장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직원들이 24시간 순환근무하며 대형모니터로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UMS, 스팀, 공조시설, 주사용제 정제과정 등을 관리한다. 중앙통제시스템은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박정진 중앙통제실 설비기술팀 프로는 “냉각기 온도부터 시작해, 다른 기압을 유지해야 하는 실험실, 생산시설 전력까지도 관리하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은 철처한 관리가 필요한 탓에 중앙통제실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관리 덕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사 BMS, 스위스 제약사 로슈 등 6개 제약사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계약기간도 10년이 넘는다. 의약품 15개 위탁생산 물량도 확보 중이다. 수주협상을 맺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도 다수다.
◇ 반도체만들던 기술로… ‘최대’ 바이오 공장 세우겠다
'No483'. 로비 1층에 걸려져 있는 현수막 밑에 적혀있던 단어다. 쉽게 의미를 가늠할 수 없었다. 관계자는 “2015년 1공장 FDA 심사 시, 무결점으로 통과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83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절차 상 지적사항이 있을 때 보내는 문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통의 483도 받지 않았다.
삼성이 가진 반도체, 엔지니어링 기술 노하우들이 바이오 사업에도 도움이 됐다. 삼성바이로직스는 단기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에게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공장 설계와 건설, 검증 전 과정이 다른 경쟁사보다 19개월(40%) 단축된 셈이다. 2공장 경우에는 2년 5개월만에 건설에 생산과정까지 마무리됐다. 평균적으로 공장 시생산까지는 4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