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V낸드플래시 서버·PC·모바일 등 확대…낸드 1위 굳히나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4세대 V낸드플래시 라인업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4세대(64단) 256기가비트(Gb) 3bit V낸드플래시를 본격 양산해 서버, PC, 모바일용 등 낸드 제품 전체로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4세대 V낸드는 3세대(48단)에 비해 속도와 생산성, 전력효율이 모두 30% 이상 향상돼 주목받는 제품이다. 고공행진 중인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영업이익률도 다시 힘을 받게 됐다. 전 세계 낸드플래시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15일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글로벌 B2B 고객들에게 공급을 시작한 4세대 256Gb V낸드 기반 SSD에 이어 모바일용 eUFS, 소비자용 SSD, 메모리카드 등에 4세대 V낸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안에 월간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려 수요 증가에 대응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4세대(64단) V낸드에는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 ‘초고속 동작 회로 설계’와 ‘초고신뢰성 CTF 박막 형성’ 등 3가지 혁신 기술이 적용됐다. 반도체업계에서는 4세대 제품이 3세대(48단) 제품과 비교해 속도와 생산성, 전력 효율 모두 30% 이상 향상됐다고 평가한다.
V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만들 때 수십 개의 단을 쌓아 올린다. 여기서 위에서부터 하단까지 수십억 개의 미세한 홀(Hole, 구멍)을 균일하게 뚫는다. 이렇게 수직으로 셀을 적층하는 3차원(원통형) CTF 셀 구조로 되어 있는 제품이 V낸드다.
문제는 기술력이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기존에 형성한 구조가 틀어지거나 최상단과 최하단 셀의 특성 차이가 생기는 등 적층 기술이 물리적 한계가 있어서다. 최근 삼성전자는 9-Hole이라는 초고집적 셀 구조·공정 기술을 개발해 각 층마다 균일한 홀 패턴을 형성하고 전체 단의 하중을 분산해 한계를 극복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4세대 V낸드를 계기로 90단 이상의 수직 적층 한계를 극복해 반도체 칩 하나에 1조개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는 1테라(Tera) 비트 V낸드 시대를 여는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 또 초고속 동작 회로 설계로 초당 1기가비트(Gb)의 데이터를 전송하게 됐다. 이에 더해 셀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속도(tPROG)도 10나노급(Planar, 평면) 낸드 대비 약 4배, 3세대 V낸드보다 약 1.5배 빠른 500μs(마이크로 초, 100만분의 1초)를 갖추게 됐다.
4세대(64단) V낸드의 경우 빨라진 속도뿐 아니라 동작 전압을 3.3V에서 2.5V로 낮춰 총 소비전력 효율도 30% 이상 높였다. 특히 원자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 CTF(Charge Trap Flash) 박막을 형성해 셀 크기를 줄이면서도 쓰기·지우기 특성 수명을 높였다. 셀과 셀사이의 데이터 간섭 현상을 최소화하는 제어 기술(채널 박막화)도 구현해 3세대 대비 신뢰성도 20% 향상시켰다.
이에 따라 이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막대한 영업이익률을 거둬들이며 수위를 달리는 삼성전자의 고공행진도 이어지게 됐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5.4%로 부동의 1위다. 그나마도 직전 분기보다 2%가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경쟁사들에 비해 2배 이상 웃도는 덕에 수익성은 단연 돋보인다. 1분기에만 벌어들인 매출액이 4조 7000억원을 넘는다. 삼성전자는 지난 15년간 3차원 수직구조 V낸드플래시를 연구하며 500건 이상의 핵심 특허를 개발해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출원을 완료해왔다.
낸드플래시 점유율 2위와 3위는 각각 미국 웨스턴디지털(17.9%)과 일본 도시바(16.5%)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SK하이닉스는 11%의 점유율로 5위에 자리해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상황에 따라 2위에서 5위 사이 점유율이 출렁일 가능성은 있지만 삼성전자는 위협하지 못할 전망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부사장은 “테라 V낸드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임직원 모두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전념했다”며 “향후에도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글로벌 IT 기업과 소비자의 사용 만족도를 높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