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내 한차례 추가 인상 시사…옐런의장, 보유 자산 축소 방침도 밝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올렸다. 동시에 4조5000억달러(약 5055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축소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 사진=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동시에 4조5000억달러(약 5055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축소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세부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준 금리와 보유자산축소 계획과 함께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경제 전망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 기금 금리(Fedral Fund Rate)를 0.25%포인트 상향해 1.00~1.25%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연준은 경제상황이 예상대로 호조를 보일 경우 올해 안으로 한차례 더 기준 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게 됐다.​ 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현행대로 묶어둘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금리 인상을 두고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연준이 미국경제의 상반된 신호 속에서도 방향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초 미국 경제는 상반된 신호를 보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실업율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물가상승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된 신호에 대한 연준의 판단은 이날 회의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에서 확인된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날 회의후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물가상승률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최근 소비자가격 지수 하락에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며 "일부 데이터는 노이즈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경로 유지…점도표 소폭 변화

 

연준은 미국 경제와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전망도 공개했다. 향후 금리 인상 경로는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과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3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점도표상 기준금리 전망치 중위값은 내년말 단기 금리를 2.00~2.25%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말에는 2.75%~3.0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역시 3차례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2017년 연준 금리인상 점도표 추이 / 자료=Federal reserve, Bloomberg
연방기금금리 조정 횟수에서는 기존 전망과 마찬가지로 예상되지만 전망치 점도표에서는 3월에 내놓은 전망에 비해 소폭의 변화가 있었다. 올해 전망치에서는 기존 전망보다 극단 값이 줄어든 모습을 보여준다. 내년 전망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2019년 전망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기존 전망보다 소폭 상향된 금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기준금리 전망은 현시점에서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금리 수준을 의미하기 때문에 변동이 가능하다. 다만 연준 위원들의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느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준은 보유자산 축소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모든 연준 위원들이 보유자산 축소계획의 원칙 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3년전부터 보유자산을 확대하지 않고 있지만 보유 중인 채권 만기시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보유자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은 일단 보유자산 축소 계획이 월간 60억달러(약7조원)의 채권(Treasury)과 40억달러(약4조원)​의 주택저당증권(Mortgage)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연준은 자산 축소 금액을 매 분기마다 40억달러(약44조원)씩 늘릴 수 있다. 다만 최대 금액에는 제한을 두기로 했다. 채권(Treasury)의 경우 300억달러(약34조원), 주택저당증권(Mortgage) 채권의 경우 200억달러(약22조원) 수준이다. 

◇보유 자산 축소 언급…"비교적 빨리 진행할 수 있다"

연준은 구체적인 축소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몇년 수준 보다는 감소할 것이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정도의 언급만 나왔다. 또 시행 시점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사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연준 위원들은 올해 안으로 연준 보유자산의 정상화 프로그램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비록 세부적인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보유자산 재투자는 미국 장기금리를 낮추는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재투자가 중단될 경우 장기 금리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TN파이낸셜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들어 월간 240억달러(약27조원)​ 규모의 모기지 증권과 약 175억달러(약20조원)의 채권(Treasury)을 사들였다.

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낮췄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1.6%로 제시됐다. 오는 2018년과 2019년은 각각 2.0%다. 지난 3월 예상치에서는 올해 PCE 물가지수가 1.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낮아진 셈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1.7%로 지난 3월 예상했던 1.9%에 비해 0.2%p 낮아졌다. 

연준은 실업률 전망도 낮췄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4.3%, 내년과 2019년은 4.2%로 각각 제시했다. 지난 3월 전망에서 2018년과 2019년 4.5%로 제시됐던 것에 비해 낮아진 셈이다. 장기 실업률도 4.6%로 예측해 3월 전망이었던 4.7%에 비해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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