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리콜제도 개선 의지 안보여…안전 관련 리콜에 대한 인식 개선해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다카타 에어백 장착 차량에 대한 국토교통부 리콜 권고 조치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올해 들어 수입차 업체 중 누적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다카타 에어백에 대한 리콜을 권고했다. 다카타 에어백을 사용하는 17개 국내 완성차 및 수입사들에 시정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17개 업체 중 14개 업체는 시정계획서를 제출하였으나 벤츠 등 3개 업체는 결함 자체 분석을 이유로 리콜 여부에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다카타 에어백의 안전 결함은 3년 전부터 불거졌다. 에어백이 전개될 때 파편이 함께 튀어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결함이다.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는 이미 17명이 넘는 운전자가 에어백 파편에 사망했다.
지난달 25일 관련 차량 리콜이 시작됐다. 토요타, 렉서스, 파이트크라이슬러 등 3개 업체 3만4000여대가 대상이다. 리콜 계획서를 제출한 나머지 업체들의 리콜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벤츠 등 3개 업체는 묵묵부답이다. 여전히 결함 자체 분석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수입차 연간 판매 1위에 오른 뒤 5월까지 누적판매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누적 판매량 기준 2위 BMW 코리아보다 6000대 가량 많이 팔았다. 지난달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7.9% 증가했다. 지난달 5063대 팔려 전년 동월 보다 1915대 더 팔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람들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은 리콜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안전 문제에 불감하니 자동차가 계속 잘 팔리는 것”이라고 말한 뒤 “결국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데, 국토부는 리콜 발표만 할 게 아니라 기간과 의무 리콜 이행률을 제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경실련과 함께 리콜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여는 등 국회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까지 진행한 결과, 국토부가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벤츠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카타 에어백에 대해 리콜 조치를 하지 않는 중이다”라며 “올해까지 자체 실험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국토부에서 따로 조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관리공단 관계자는 “자동차안전연구원들이 계속해서 결함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