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인텔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위 기대감…"고평가 경고 뉴욕증시 기술주와는 상황 달라"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0원(0.09%) 하락한 22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초반 강세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약세로 전환했고 반등하지 못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230만원선 돌파를 두고 번번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일 229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다음 거래일에는 229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 9일에도 230만5000원으로 상승했으나 바로 다음 거래일 226만9000원으로 하락하며 230만원선에 안착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230만원선을 넘어선다면 최근 15거래일 내에서만 3번째 시도다.
◇뉴욕 증시 IT업종 고가 논란…코스피에 직접 적용은 시기상조
최근 미국 나스닥 지수 급락도 삼성전자 주가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아마존과 구글 주가가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에 급락했다. 이 때문에 나스닥 지수도 동반 급락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고평가 경고가 나왔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비슷한 모습이다.
나스닥 지수의 하락 배경으로는 미국 청문회와 영국 총선 결과 등 리스크 요인이 부각된 점과 주가 상승 부담이 거론된다. 여기에 골드만삭스가 미국 대형 기술주가 비싸다는 리포트를 낸 것도 차익 실현 매물의 출회를 부추겼다.
골드만삭스 리포트에서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FAAMG 주식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과 고평가를 지적했다. 동시에 마이크론과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종목도 함께 하락했다.
다만 최근 나스닥 지수가 약세에서 회복하면서 단기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9일 하루에만 113.85포인트가 빠졌고 12일에도 32.45포인트 하락하며 IT 종목 고가 부담이 부각됐다. 그러나 지난밤 뉴욕 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으로 반등이 나오면서 나스닥종합지수도 44.90포인트(0.7%) 오른 6220.37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현금흐름 증가를 동반하는 강세
증권가에서는 IT 업종의 고가 논란이 삼성전자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한국 증시가 고가 부담인지부터가 이론의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코스피는 지수 기준으로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가치 지표들은 역사적 평균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코스피 2380선을 기준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는 9.68배 수준이다. 코스피 10년 평균 P/E는 9.75배로 현 수준보다 높다. 주가순자산비율(P/B)를 기준으로도 현 코스피 지수 수준은 최근 10년간 평균 수준이다. 2380선을 기준으로 12개월 선행 P/B는 1배 수준이나 10년 평균은 1.08배다.
삼성전자가 애플이나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과 차별화된다는 점도 고가 논란을 제한하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상승 전망이 이어지고 있고 실질적 현금흐름의 증가도 예상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증가와 SSD(Solid State Drive) 수요 확대로 메모리 시장이 성장에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2분기부터 인텔을 넘어서 글로벌 반도체 1위 업체에 올라설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기술적 지표 기준으로 과열이라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점에서 강세장이 유효하다"며 "하반기 증시는 IT 업종을 포함해 은행,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민감업종이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