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9800억 최고가 베팅…2위 캡스톤자산운용과 400억원 차이
KEB하나은행 본점(옛 외환은행 본점) 건물 주인이 부영그룹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본점 인수를 위해 건설업체인 부영그룹이 9800억원을 써낸 것이다. 이 건물을 원하는 원매자들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부영주택 등 부영그룹 컨소시엄을 본관 인수자로 확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이사회 결과가 나온 직후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에 해당 결과를 통보한다.
지난달 실시된 본입찰에는 부영그룹과 함께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캡스톤자산운용,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등 6~7곳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최종 후보군으로 부영과 캡스톤자산운용이 꼽힌다. 부영그룹은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 인수 희망가로 9800억원을 제시했다. 캡스톤자산운용이 써낸 가격은 9400억원이다.
하나은행 본점은 업무용 빌딩이다. 연면적은 7만5000㎡다. 1981년 완공됐다. 외환은행 본점으로 35년간 사용됐고 하나금융지주가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KEB하나은행 본사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본점 매각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3일 을지로 사옥 입찰을 마감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5~6곳의 원매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본사 매각인 만큼 사옥 매각가로 1조 원 이상을 희망해 왔다. 가장 비싼 가격을 받아야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은행 을지로 사옥은 을지로입구역, 종각역, 시청역 등 다수의 지하철역과 가까워 입지가 좋다. 명동과 을지로 일대를 아우르는 국내 최고 상권을 두고 있어 가격 조율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하나은행은 이 건물을 매각한 후 오는 7월부터 재건축중인 을지로 신사옥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다. 현 건물에는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계열사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하나은행이 1조원대 매각가를 희망한 만큼 9800억원을 써낸 부영그룹이 하나은행 을지로 본사 주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부영이 제시한 금액보다 큰 가격을 내놓을 가능성이 적다"며 "이변이 없는 한 부영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