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인력 줄여 수익 확보…복합점포는 늘려 비은행 수익 확대 도모

모바일 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예·적금과 대출 등 단순 은행 업무만 볼 수 있는 은행지점 매년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시중은행들이 점포 줄이기를 가속화하며 몸짓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강화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만 은행들은 점포 축소와 별개로 복합점포를 통해 비은행 수익을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점포 수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지난 3월 말 신한·KB국민·우리은행·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 영업점포(지점·출장소 포함)는 3686개를 기록했다. 1분기에만 4대 시중은행 점포 71곳이 사라졌다.

직원 감축도 가속화되고 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의 일반직원(책임자·행원 포함)은 6만1555명에서 5만8462명으로 3093명 줄었다.

한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은행마다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 인력 감축"이라며 "은행에서 인건비가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다. 결국 비용을 줄이기 위해 창구를 줄이고 창구에서 일하는 인력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권이 최근 모바일뱅킹 등 스마트금융을 앞다퉈 강조하면서 점포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입출금과 자금 이체 기준으로 온라인 거래가 53.4%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거래보다 많아진 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경우도 하루 5738만건에 달한다. 고객들이 은행을 이용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은행마다 점포 축소는 거스르기 힘든 흐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은행들은 단순히 점포를 줄이는 방식보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복합점포를 만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31일 서초PB센터와 동울산지점을 열었다. 이에 기존 31개였던 복합점포는 33개로 늘었다. KB금융은 연말까지 50여곳의 복합점포를 열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증권 원스톱 서비스 점포인 PWM라운지를 열었다. 현재까지 45개 점포를 열었다. 하나금융과 NH농협 등도 복합점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은행 복합점포 중 92%는 은행·증권 복합점이다. 기존 은행 점포에 계열 증권사 영업점을 집어넣어 고객들이 한 번에 은행과 증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2015년 은행, 증권, 보험을 합한 보험복합점은 현재 금융지주사별로 3곳까지만 열게 하고 있지만 하반기 중 관련 규제가 풀릴 경우 해당 복합점포 수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금융지주사 보험복합점은 신한·KB가 각각 3곳, 하나·농협이 각각 2곳 등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과 대출 등 단순 은행 업무만 볼 수 있는 은행지점은 매년 줄고 있지만 증권, 보험 상품을 찾을 수 있는 복합 점포는 점점 늘 것"이라며 "고객은 기존 은행에서 누리기 힘든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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