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하림, 일감몰아주기 규제 필요성 일깨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제도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린 특별좌담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주사격인 제일홀딩스 상장을 앞둔 하림그룹을 두고 편법증여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회서도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여당 정책위의장이 직접 총대를 멘 터라 무게감도 가볍지 않다. 2세로의 승계와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 지주사 제일홀딩스를 상장하는 하림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눈길 끄는 건 여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하림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는 점이다.

앞서 8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와 관련 “대선에서 여야 모두 규제 강화를 강조한 만큼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즉각 규제를 강화하겠다. 그동안 재벌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와 일감 떼어주기 등을 통한 편법적인 부의 승계가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됐다”며 그 구체적 사례로 현대글로비스, 롯데시네마와 함께 하림을 꼽았다.

김 의장은 하림을 두고 “최근 편법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살의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준 하림이 새로운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를 겨냥한 말이다.

이 같은 논란의 핵심선상에 있는 회사가 상장을 앞둔 제일홀딩스다. 하림의 지배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하림은 그룹의 사업회사다. 2011년 1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를 두고 육계와 가공 등 사업부문을 담당할 하림을 새로 설립했다.

하림홀딩스는 현재 한해 매출액이 4000억원을 넘는 NS쇼핑과 주원산오리, 그린바이텍 등을 보유하고 있다. 사료부문도 하림홀딩스가 맡았다. 지난해 4월에는 NS쇼핑 자회사 엔바이콘을 통해 옛 양재화물터미널부지(파이시티)를 4525억원에 매입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하림홀딩스 위에 있는 또 다른 지주회사가 제일홀딩스다. 즉 하림홀딩스는 그룹 내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제일홀딩스는 하림홀딩스(68.1%), 하림(47.9%), 팜스코(56.3%), 선진(50%), 제일사료(100%), 대성축산영농조합법인(96.89%), ㈜하림유통(100%), 팬오션(51.3%) 등을 수많은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서 김준영 씨가 등장한다. 제일홀딩스 지분구조는 김홍국 회장(41.2%), 한국썸벧(37.1%), 올품(7.46%)으로 구성돼 있다. 순환출자 구조서 주된 역할을 하는 한국썸벧의 주인은 김홍국 회장의 아들인 김준영 씨다. 그런데 한국썸벧의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가 바로 올품이다.

올품 역시 김준영 씨 소유다. 올품이 지난해 4월 14일 금융당국에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품의 자본금은 20억원이고 주식 100%가 김준영의 소유라고 적혀있다. 다시 말해 김홍국 회장보다 김준영 씨가 제일홀딩스 지분을 더 많이 보유했다는 얘기다. 제일홀딩스의 희망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하면 시가총액은 1조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김준영 씨 지분가치도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국 회장은 5년 전 아들 김준영 씨에게 올품 지분을 물려주면서 100억원대 증여세를 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하림그룹의 자산은 10조원 수준이다. 일각에서 100억원으로 10조원대 회사를 25살 대학생이 물려받았다는 눈초리를 자꾸 보내는 까닭이다.

2세로의 승계와 연결된 문제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는 2일 열린 청문회 모두 발언을 통해 “대기업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과 총수중심 왜곡된 지배구조가 온전하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추구방식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부당하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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