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공모액 불구 내실은 빈약…넷마블게임즈 등 공모액 상위종목 공모가 밑돌아

국내 상장시장이 상반기 반환점을 앞두고 올해 역대 공모액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 그래픽=김태길

국내 상장시장이 상반기 반환점을 앞두고 올해 역대 공모액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상반기 상장만으로 지난해 연간 상장 총 공모금액에 근접하면서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그러나 상반기 상장 시장에서 총공모금액 상위 종목이 공모가 이하에서 거래되면서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집계한 5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의 총 공모금액은 4조37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 덴티움, 호전실업 등이 상장했고 코스닥에서도 25개 종목이 상장했다. 

 

아직 6월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현재 상장 총 공모금액만으로도 지난해 연간 총 공모금액인 4조52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여기에 6월 30일경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일홀딩스를 포함하면 올해 총 공모금액은 4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림그룹의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는 공모가 상단을 적용할 경우 공모금액이 4600억원, 하단을 적용해도 42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주요 상장종목 현황 / 표=한국거래소

 

하반기 상장 시장은 상반기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국내 상장 시장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물량이 커지는 특성상 지난 2010년 기록한 역대 최대 공모금액 10조900억원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5월까지 총공모금액 4조5200억원…제일홀딩스 상장시 지난해 총 공모금액 뛰어넘어

 

올해 국내 상장 시장에서는 코스피 20여개, 코스닥 100여개 수준의 기업공개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코스피에서는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상장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상장을 준비중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시가총액은 두회사 모두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티슈진, CJ그룹의 CJ헬스케어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두 제약바이오 업종 기대주라는 점에서 지난해 여름 이후 풀죽은 제약바이오 업종 투심을 살려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올해 국내 상장 시장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호텔롯데의 상장이 불투명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대어로 꼽히던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철회도 올해 상장 총 공모금액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호텔롯데는 상장 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연내 상장이 불확실하다. 이랜드리테일은 내부 사정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국내 상장시장이 올해 공모금액 기준으로 역대급 규모를 기록할 것이란 찬사 속에서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확연히 증가한 상장규모에 비해 상장후 투자 수익률은 형편 없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상반기 상장 최대어였던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 등 시가총액 규모가 큰 종목들은 상장후 공모가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 너무 높았나"…부진한 넷마블게임즈·아이엔지생명, 상장시장 내실 부족 지적도

 

시가총액 12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27위를 기록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는 9일 종가 기준으로 14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상장시 적용된 공모가 15만7000원에 비해 5.10% 낮은 금액이다. 넷마블게임즈의 상장시 총공모금액이 2조6617억원이며 공모가는 15만7000원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상장후 첫거래일 종가에서 17만1500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5일을 제외하면 한번도 공모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상승하지 못했다.

 

상반기 상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두번째로 높은 아이엔지생명 역시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장기업 투자의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게 하고 있다. 아이엔지생명은 시가총액은 2조6117억원으로 코스피 97위다. 이번 상장에서 총공모금액은1조150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 5월 11일 상장이후 한번도 공모가인 3만3000원 위에서 거래되지 못했다.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 두종목의 총공모금액은 3조8117억원에 달한다. 5월까지 총 공모금액이 4조5200억원이다.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 두 종목의 투자금이 상반기 공모금액의 84%를 차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넷마블게임즈와 아이엔지생명모두 공모가 밑에서 거래되면서 사실상 공모시장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더구나 두 종목이 상장된 코스피는 5월 이후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탓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증권 투자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5월초 이후 단수 지수 상승률 기준 7.3% 상승 하면서 2400선을 넘보고 있다"며 "상반기 상장 시장 공모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 종목이 같은기간 공모가에도 못미치면서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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