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銀 등 손상채권 줄여 대조
1분기 KEB하나은행이 가지고 있는 기업대출 중 손상채권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경우 손상채권은 줄어 대조를 이뤘다. 이에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대출심사 시스템에 헛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보다 부실화된 조선업 채권을 선제적으로 손실로 처리하면서 손상채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1분기 보유하고 있는 기업여신 (대기업+중소기업) 중 손상된 대출채권은 2조3620억원이다. 국민은행(1조4601억원), 신한은행(9058억원), 우리은행(1조5539억원)보다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하나은행 기업대출 중 손상채권 비중은 전분기(2조350억원)보다 16.1% 늘었다. 다른 은행이 기업대출 손상채권을 줄이는 가운데 하나은행만 급증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0.2%)과 우리은행(-15.3%)은 같은 기간 오히려 기업대출 손상채권을 줄이며 대출 건전성을 높였다.
손상채권이란 연체 90일 이상,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에 돌입한 기업 대출금 등 빌려준 돈을 온전히 돌려받기 힘든 채권을 말한다. 회계기준상 부실채권으로 분류한다.
하나은행 기업여신 중 손상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은행보다 높았다. 하나은행 업대출 손상채권 비중이 기업여신 중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국민은행(1.26%), 신한은행(0.9%), 우리은행(1.9%)보다 높았다.
하나은행 손상채권 규모와 비중이 높은 이유는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높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하나은행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75조496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68조4135억원), 우리은행(33조2236억원)보다 많았다. 이에 하나은행 중소기업대출 손상채권은 1조453억원으로 신한은행(5499억원), 우리은행(4068억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하나은행이 올해 1분기 쌓은 기업 대손충당금도 다른 은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기업대출 대손충당금은 1조5737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1조3435억원), 신한은행(1조386억원), 우리은행(1조3240억원)보다 각각 2000억원 이상 더 쌓아야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쌓아놨기 때문에 2분기에는 손상채권이 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 대출이 많아 높게 나타났던 것"이라며 "중소기업 연체율이 떨어지고 있어 손상채권 비율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