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사업에 역량 집중…물류, 식품 등 관계사 신사업 투자도 유력

국내 편의점업계 1위인 BGF리테일의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추진을 놓고 사업회사의 현물 투자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편의점 사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사업회사 분할을 통한 신사업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전일 투자회사인 BGF와 사업회사 BGF리테일로 분할한 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이 밝힌 분할의 목적은 자회사 지분관리 및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 부문과 편의점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함으로써 경영효율성 및 지배 구조 투명성 제고다. 이에 따라 편의점 운영에 직접적 연관이 있는 비지에프로지스, 씨펙스로지스틱, 비지에프푸드는 사업 회사로, 이외에 비지에프네트웍스, 비지에프보험서비스, 비지에프휴먼넷, 비지에프포스트, 사우스스프링스 등은 지주회사로 귀속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사업회사의 수익성이 BGF리테일의 성장세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할 전 편의점 사업에 재투자하거나 현금성 자산이 분할 이후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쓰이게 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재투자 방향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BGF리테일이 편의점 전문 회사인만큼 현재 편의점 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사업에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편의점 사업 자체의 시장점유율 유지와 함께 사업회사로 편입되는 물류, 식품제조 등 관계회사들의 신사업 투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투자 분야는 새로운 물류센터 건립, 스마트 시스템 확대구축이나 새로운 먹거리 상품 연구 개발 등으로 좁혀진다. 현재 BGF리테일의 물류회사인 BGF로지스는 서울, 양주, 강화, 대구 등 전국 6개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국 통합물류센터를 통해 백령도, 울릉도 등 도서지역까지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을 확보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BGF푸드는 도시락, 주먹밥,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 신선식품을 생산한다. 도시락 공장과 상온·저온 상품 및 잡화를 취급하는 물류센터의 동시 운영으로 광주, 전라도, 대전, 충청도의 생산 및 물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BGF리테일은 핵심 사업인 편의점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 사업과 그 외 사업간의 경계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회사 BGF리테일의 대주주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이를 통해 지주회사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구도를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인적분할로 우선 편의점 연관사업과 비편의점 사업분리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 2일 BGF리테일은 현금지급기 사업을 하는 자회사 BGF핀링크 지분 50%(100만주)를 385억원에 나이스그룹의 자회사인 한국전자금융에 넘기기도 했다.

새로운 사업에 투자 가능성에 대해 BGF리테일 측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인적분할에 대한 공시는 내부적으로 조심스럽게 추진된 상황이고 신사업에 대한 방향이 아직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편의점 전문회사로 편의점사업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큰 골자고 물류, 식품 등 회사들은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한다기 보다는 편의점 사업을 서포트하기 위한 계열사”라고 선을 그었다.

BGF와 BGF리테일의 분할비율은 0.65대 0.35이며 9월28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결의되면 11월1일 인적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BGF리테일 류왕선 상품∙마케팅부문장이 2016 대한민국디자인대상 디자인경영 부문 대상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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