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성장 힘입어 지난해 자산규모 25조 달성…새 정부 들어 뉴스테이 정책 동력 잃으며 위기

리츠 시장 현황 / 자료= 국토교통부
설립요건 완화 이후 승승장구하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들어 인가신청은 물론 영업인가를 받는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리츠 활성화에 일조했던 뉴스테이 추진 동력 약화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리츠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건설업계는 물론 자산신탁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했다. 정부도 정책적으로 리츠를 지원했다.

리츠는 지난 2012년 설립요건이 완화된 이후 5년 간 상승가도를 달렸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가 운용하는 자산규모가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로 인가받은 리츠 수는 169개로 확인된다. 자산규모, 리츠 수는 지난 2012년 대비 각각 3배, 2배 가량 증가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리츠는 성장했다. 특히 행복주택,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이 리츠 성장에 기여했다. 정부는 임대주택을 육성하면서 재원조달 방안으로 리츠를 주목해 설립요건완화, 투자장려책을 마련했다. 이에 지난해 주택 분야 리츠 비중은 전체 투자액의 절반 가량인 45.3%(1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3년 간 주택 분야 리츠 투자액이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지난 3년 간 리츠 투자자산별 현황 / 자료= 국토교통부
리츠는 높은 수익률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리츠 평균 배당수익률은 6%로 일반 예금은행 수신금리(1.48%)의 4배 이상을 상회했다. 이에 신탁사 뿐만 아니라 건설사들도 리츠 시장 진출방안을 모색했다. 대림산업은 자회사로 대림AMC(자산관리회사)를 설립, 현대산업개발은 계열사인 HDC자산운용을 통해 리츠 AMC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한 신탁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 들어 건설업계가 지속적으로 정부에 먹거리 창출을 요구했다. 월세시대 전환과 연계해 정부가 생각한 대안이 뉴스테이였다. 다만 뉴스테이 건설에 있어 민간 건설사의 자금부담이 다시 장애물로 부각됐다. 이에 리츠를 통한 민간의 재원조달 방안이 나온 것”이라며 “리츠에 대한 규제완화와 뉴스테이 등 임대주택의 변천사, 건설업계의 높은 관심은 궤를 같이한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뉴스테이 정책이 좌초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전임 정부의 색깔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뉴스테이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국토부는 뉴스테이 6만1000여호 부지확보를 추진하지만, 이행실적이 부진하단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행복주택 역시 사업계획 변경 가능성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리츠 시장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리츠 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뉴스테이,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에 쏠려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인가신청,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 숫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인가신청을 한 리츠는 4개,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단 한곳도 없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달(인가신청 9개, 영업인가 5개)과 비교해 저조한 실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건설사들이 뉴스테이 전담조직 축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 새 정부 들어 수주업황 악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테이를 통해 성장한 리츠 시장도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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