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수요예측·19일 공모 청약…낙관적 주가예측 불구 유상감자 논란은 부담

8일 제일홀딩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배경과 향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민동기 재일홀딩스 대표 / 사진=서울IR
하림그룹 최상위 지주사 제일홀딩스가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희망공모가액 상단을 기준으로 상장후 시가총액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제일홀딩스가 계획대로 상장을 마무리할 경우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바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8일 제일홀딩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배경과 향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제일홀딩스는 올해 3월말 기준 총 7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사다. 주요계열사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하림홀딩스와 하림, 코스피 상장사인 선진과 팜스코, 팬오션, 엔에스쇼핑 등이 있다.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는 "투명한 기업 경영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코스닥에 상장하게 됐다"며 "이번에 확보할 자금으로 지난 팬오션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고 신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홀딩스는 오는 12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9일부터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이어 이달말인 30일경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적용해도 PBR 0.6배 수준…가격 메리트 부각

수요예측에 앞서 제일홀딩스는 지난달 1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지난 7일 확정했다. 증권신고서에서 제시한 희망공모가액 밴드는 2만700~2만2700원이다. 총 공모 주식수는 2038만1000주로 전량 신주발행된다. 기존 발행주식 5033만7000주의 구주 매출은 진행되지 않는다. 공모 주식은 전체 주식의 28.8%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희망공모가액만 놓고 봤을 때 투자자들의 가격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희망공모가액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18.2~10.3%)과 별도로 지주회사 할인율 20%를 적용하면서 가격이 낮아져서다. 희망공모가액 최상단인 2만2700원으로 공모가액이 확정된다 해도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수준으로 1배에 미치지 못한다.

제일홀딩스의 최근 수익 성장을 감안할 경우 가격 메리트는 다시 한번 부각된다. 제일홀딩스의 지난 2016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1964억원이다. 2015년에 비해 21.2% 성장한 금액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4507억원, 3717억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 대비 각각 28.4%, 113.2%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1조5734억원, 영업이익 1036억원을 기록했다.

천세기 제일홀딩스 상무는 "사료와 식품, 해운, 쇼핑 등 사업 전후방과 연계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2014년 팬오션 인수 이후 연평균 성장률 26%를 기록했다"며 "영업이익률도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는 7.3%까지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가격은 합리적…향후 지주사 통합시 대형화 기대감

제일홀딩스는 지난 2011년 제일사료를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으로 분할하면서 탄생한 지주회사다. 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제일사료는 제일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남아 있다. 여기에 그룹의 모태인 하림에서 분할해 설립된 하림홀딩스 역시 중간 지주사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홀딩스가 보유중인 하림홀딩스 지분율은 68.1%다.

하림 그룹 측은 그룹 내 두개의 지주회사가 존속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향후 두 회사의 합병이 예상되고 있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도 시점은 확정할 수 없지만 제일홀딩스 상장후 합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급이 나왔다. 

제일홀딩스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합병시 대형화로 인한 추가 주가 상승을 기대할만 하다. 하림홀딩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3800억원 수준이다. 제일홀딩스가 1조6000억원대 시가총액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합병후 시가총액은 2조원 규모가 된다.

상장 전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1.78%를 보유한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다. 여기에 그룹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 회장의 아들 김준영씨의 개인회사인 한국썸벧과 올품이 44.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때문에 향후 지배구조는 제일홀딩스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내 대기업의 승계 과정에서는 향후 지배구조의 중심이 될 회사의 주가가 강세를 유지해야 지분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하림 그룹 후계 과정에서 유상감자 등 논란이 있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일홀딩스 주가 강세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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