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비중 65%…수요 적어 판매 지속 여부는 미지수

기아자동차가 브랜드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스포츠세단 ​스팅어’의 초반 흥행 돌풍이 거세다.

 

8일 기아차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스팅어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서보원 국내마케팅실장은 ​스팅어의 총 누적계약대수가 27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앞서 스팅어는 지난달 11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뒤 같은달 22일까지 2000대 계약고를 돌파했다. 지난달 23일 공식 판매 돌입 이후에도 이달 7일까지 700대의 추가 주문이 이뤄졌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 19일 만에 거둔 성과로 하루 평균 약 142대꼴이다.

 

스팅어의 올해 판매 목표는 8000대다. 월평균으로 환산할 경우 약 1000대 안팎 수준을 목표치로 잡았다. 이를 감안하면 1개월치 판매목표 물량의 2배를 훌쩍 넘어선 셈이다. 기대 이상의 계약 호조에 생산 현장도 풀가동에 돌입했다. 스팅어는 현재 계약해도 약 2개월 정도 대기해야 건네받을 수 있다. 브렘보 브레이크와 사륜구동 등 일부 옵션이 추가된 모델은 더 걸린다. 기아차는 스팅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한편, 고객 인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계약 현황을 성별로 분석하면 남성 고객 비중이 84%로 압도적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0.6%가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34.5%, 50대 15.8%의 순이었다. 특히 30~40세대가 전체의 65%를 차지해 기아차가 주요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별로는 3.3터보 모델이 전체 계약의 48.7%를 차지했다. 절반에 가까운 계약 고객이 선택한 3.3 터보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f·m의 성능을 지녔다. 단 4.9초만에 100km/h에 도달한다. 트림별로는 최고가 고성능 모델인 3.3터보 GT의 비중이 44.3%로 가장 높았고, 2.0터보와 2.2디젤 엔진의 상위 트림인 플래티넘의 비중도 44.1%에 달했다. 옵션별로는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된 4륜 구동(ALL WHEEL DRIVE)를 50.4%가 선택했고 첨단 예방 안전 사양인 드라이브 와이즈의 택률도 66.2%로 나타났다.  

 

외장 색상은 스노우화이트펄의 선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만 무채색을 선호하는 국내 고객 특성과 달리 하이크로마 레드 선택 비중이 13.2%를 기록한 점이 이채롭다. 

 

스팅어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버즈량 기준 핵심 연관어는 ‘고성능’, ‘디자인’ 등에 관련된 키워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전체 버즈량 중 긍정반응의 비중이 90.2%에 달했다. 역대 기아차 신차 출시 당시 수집된 소비자 반응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팅어. / 사진=기아차


스팅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경쟁 수입세단 대비 1000만~2000만원 저렴하다. 제원상 경쟁 모델로 꼽히는 BWM 4시리즈 그랑 쿠페, 아우디 A5 등의 가격은 5000만원 중반대에서 시작한다.

스팅어의 판매가격은 △2.0 터보 프라임 3500만원, 플래티넘 3780만원 △3.3 터보 마스터즈 4460만원, GT 4880만원 △2.2 디젤 프라임 3720만원, 플래티넘 4030만원이다.

경쟁차종의 범위를 세단인 BMW 3시리즈(4740만원~5590만원)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4970만~6420만원)까지 더 넓혀도 여전히 저렴하다. 스팅어 2.2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202마력과 최대토크 45.0kgf·m의 힘을 지녔다. 벤츠 C 220d가 출력은 32마력, 토크는 4.2kg·m 낮다. 배기량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스팅어 2.2 디젤이 BMW 320d보다 출력은 12마력, 토크는 4.2kg·m 높다.

다만 연비는 320d(16.6 km/ℓ)와 C 220d(14.6~17.4 km/ℓ)가 스팅어 2.2 디젤(13.5~14.8 km/ℓ)보다 높다. 국내 시장에서 5000만원대 안팎의 세단을 선택하는 사람은 연비에도 민감하다.

다만 고가의 럭셔리 스포츠 세단 모델의 국내 시장 수요가 한정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신차 효과의 변곡점을 지난후 지속적인 판매 확대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BMW 4시리즈 그란쿠페의 올 1월부터 4월까지 판매량은 580대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업체의 볼륨 모델인 중형세단의 고객 유입도 3시리즈와 C클래스가 국내 시장에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어 상황이 녹록하지 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BMW 3시리즈는 지난 4월 1569대, 벤츠 C클래스는 991대가 팔렸다. 스팅어의 올해 월간 판매목표는 1100대 수준이다.

이날 알버트 비어만 기아차 시험·고성능차담당 부사장은 최첨단 고강도 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한 스팅어는 스포티하고 정밀한 주행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기아차 고성능차 여정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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