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는 낮고 전월보다는 높아…미국 기준금리 인상시 영향 주시
4월말 은행권 원화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말 은행들이 대규모로 연체채권을 정리한 것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이 국내 은행의 연체율 하향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 돼 있다는 점은 향후 연체율 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4월말 국내 은행의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5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규모 연체채권 정리와 저금리 기조로 이어져 연체율이 지난해에 비해 하향 안정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연체율은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전월말(1조2000억원)보다 1000억원 증가한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같은 기간 2조원에서 7000억원으로 줄었다. 연체율은 은행들이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분기 말에 낮아지고 이후 상승하는 추이를 보여왔다. 전월 대비 상승은 이런 분기 말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4월말 국내 은행 연체율을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28%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 달 전보다는 0.02%포인트 높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1%,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가 아닌 대출의 연체율은 0.48%로 나타났다.
4월말 기업들의 대출 연체율은 0.76%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1%포인트 낮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05%포인트 높은 수치다. 기업대출 가운데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65%,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9%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앞으로 2차례 더 예고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점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3차례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다. 연준은 올해 3월 기준 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고 이번 달에도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준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국내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지난해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오다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게 되면 시장금리가 다시금 상승할 수 있어 차주의 상환 부담으로 인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