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IG HEV 판매량 급증…니로 HEV 1위 자리 위협
현대자동차가 올해 3월 새로 내놓은 준중형 세단 그랜저 IG 하이브리드(HEV)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아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HEV 니로의 판매량을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장 주도권이 기아차에서 현대차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저IG HEV는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 4월 1046대가 팔린데 이어 지난달에는 1845대가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그랜저 IG 흥행이 HEV 모델에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 모델은 외관상 차이가 없고 파워트레인에서만 차이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기아차의 니로 HEV는 판매량이 정체 구간에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달 판매량은 1922대로 전월(1896대) 보다 26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기아차가 지난달 니로 2018년형을 새로 내놓은 것에 비하면 만족할 만한 판매량은 아니라는 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의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 4월과 비교해 큰 변동은 없었다. 현대차 준중형 아이오닉 HEV가 492대로 전월 대비 44대 더 팔렸다. 중형세단 LF 쏘나타 HEV의 지난달 판매량은 370대로 전달보다 9대 줄었다.
기아차는 니로를 제외한 중형세단 K5 HEV와 대형세단 올 뉴 K7 HEV 모두 지난달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각각 77대, 110대 판매량이 줄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그랜저 IG HEV의 흥행이 기아차의 같은 세단 HEV 모델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같은 대형 세단 K7 HEV의 판매량은 현대차 그랜저 IG HEV 3월 출시와 동시에 2개월 연속 판매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월 출시 직후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시장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니로의 자리를 위협하는 데다, 현대차가 지난달 18일 LF 쏘나타 뉴 라이즈(부분변경모델) HEV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 내놓은 LF 쏘나타 뉴 라이즈 HEV의 향후 흥행 결과가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시장 장악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LF 쏘나타 뉴라이즈 PHEV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는 내년 소형 SUV 스토닉 전기차(EV) 모델과 니로 EV를 내놓을 계획이다.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