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아성 흔들, 2위업체 약진…연말 ‘삼다수’ 판권 경쟁 변수
닐슨코리아, 11번가 등 생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은 약 7400억원 규모였다. 전년에 비해 1000억원 불어났다. 2240억원 규모였던 2005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최근 5개월간 생수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27% 늘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올여름 생수 매출은 역대 최고치인 86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여름 성수기 앞두고 1위는 ‘삐끗’, 2위 경쟁은 ‘활활’
현재 국내 생수시장은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점유율 35%로 1강 자리를 쥐고 있다. 하지만 ‘1강’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오랜 기간 1위를 유지해온 삼다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닐슨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의 2016년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41.5%로 전년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2010년 50%에 달했던 시장 점유율이 점차 하락세에 있는 것이다.
이 틈을 타고 ‘세컨더리 그룹’이 시장 점유율을 키워나가고 있다. 롯데칠성은 2013년부터 배우 송혜교를 기용해 아이시스 8.0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아이시스 8.0은 tvN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시리즈에 이어 최근 화제가 된 ‘윤식당’에도 간접광고(PPL, Product PLacement)로 모습을 드러내며 현재 12%대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삼다수를 잃고 생수시장에 재진출한 농심의 기세도 만만찮다. 2013년 출시된 농심 백산수 매출은 공격적인 홍보와 중국 신공장 가동 등에 힘 입어 2013년 203억원에서 2014년 273억원, 2015년 350억원, 그리고 지난해 605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금은 시장 점유율 9%대를 차지하고 있다. 해태 강원평창수 역시 평창 올림픽 특수로 5%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수 시장에는 1위 브랜드 삼다수와 그 밖의 세컨더리 브랜드들이 포진해있다. 세컨더리 브랜드들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롯데는 송혜교를, 평창수는 김연아를 모델로 쓰고 있다. 사실상 현재 생수 시장은 2위 경쟁인 주가 된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렇다 보니, 2위 브랜드의 매출이나 MS(시장점유율)가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반대 효과로, 1위인 삼다수가 조금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기존 생수업체뿐 아니라 편의점, 대형마트 등도 자체브랜드(PB)로 생수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저가’ 전략을 내세워 세를 키우고 있다. 홈플러스 맑은샘물, 이마트 블루, 롯데마트 초이스엘 샘물 등이 대표적인 대형마트 PB 생수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도 자체브랜드인 헤이루(HEYROO)생수를 출시했다. GS25는 함박웃음 맑은샘물을, 세븐일레븐은 깊은산속 옹달샘물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위 삼다수, 2위 세컨더리그룹, 그다음 마지막 층위가 이른바 ‘저렴한 생수’다. 이들은 특별하게 마케팅을 따로 한다기보다 현장에서 그냥 싸게 파는 전략을 취한다”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 소구하는 것이다. ‘물은 다 똑같지’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1L 기준으로 많게는 500원까지 차이가 나니까 (경쟁상대로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올 연말에 있을 삼다수 판권 입찰도 중요
시장점유율을 두고 벌어지는 순위 싸움 외에도, 1등 삼다수의 판권을 두고 펼쳐질 지각변동도 예고된다. 삼다수 판권을 따내면 해당 업체는 단숨에 생수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광동제약의 삼다수 독점 판권 계약은 올해 12월 14일 종료된다.
현재 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와 위탁 판매 계약을 맺은 광동제약이 판매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2012년 삼다수 공개입찰을 통해 판권을 따냈다. 광동제약에게 삼다수는 전체 매출의 약 30%를 벌어다 주는 효자다. 여타 식품업체들은 이 같은 ‘알짜 수입원’ 삼다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올 12월 입찰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삼다수는 모두가 탐내는 매력적인 ‘먹거리’지만 특히 농심과 인연이 깊다. 삼다수는 1998년 출시 이후 꾸준히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심은 1998년부터 삼다수를 판매해오다가, 2012년 제주개발공사가 판권 계약 방식을 수의계약(계약 시 경매·입찰 등의 방법이 아닌,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이 아닌 일반입찰로 바꾸며 광동제약에 판권을 내줘야했다. 올해 말 삼다수 판권 입찰에 농심이 뛰어들 수도 있단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 삼다수 판매권을 되찾고 싶단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농심 측은 일단 백산수에 집중하겠단 전략이다. 농심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삼다수 입찰 참여에 대한) 오가는 얘기는 없다”면서 “회사로서는 백산수를 더욱 집중해서 키우겠단 계획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농심뿐 아니라 아워홈, 남양유업 등 업체들도 삼다수 판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 이들 모두 2012년 삼다수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