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만민공동회’ 개최 예고…한전-인스타페이 분쟁 집중 다뤄질듯
새 정부 들어 대기업에게서 기술을 탈취당하거나 특허를 침해당한 이들이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빠르면 이번 달 안에 집단행동을 나설 예정이다.
5일 배재광 한국핀테크연구회장은 시사저널 이코노미와의 전화 통화에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6월 말이나 7월 초에 만민공동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준비모임도 가졌다. 만민공동회에는 변리사, 변호사, 국회의원도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LG유플러스와 특허권 침해를 놓고 소송을 해온 서오텔레콤, 카카오와 특허 분쟁을 했던 디디오넷도 참여한다. 이런 주제로 만민공동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민공동회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재벌기업들의 불공정행위를 매 분기마다 2~3개씩 발굴할 예정이다. 이런 사례들을 국회의원,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한다. 그 후 관련법이나 제도 개선안은 국회의원에게 제출하고 형사적인 부분은 검찰, 경찰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제만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까지 끝까지 강구해보겠다는 취지다. 배 회장은 “그냥 의견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한번 제기된 문제는 끝까지 추적해서 해결에 다다르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한국전력공사의 잘잘못을 따져 첫 번째 사례로 만들 계획이다. 배 회장에 따르면 한전은 영업비밀 누설, 제안서 유출, 특허권 침해, 거짓말 등 모든 침해 요소를 다 갖췄다. 배 회장은 한전이 불공정행위를 시인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뒤 인스타페이와 협의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배 회장은 이런 사례가 나오면 혁신이 시작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인스타페이는 금융과 정보기술(IT) 융합인 핀테크 기업이다. 배 회장은 인스타페이 대표이기도 하다. 앞서 인스타페이는 카카오가 인스타페이의 전기요금 청구서 기술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이 기각되자 지난해 11월 항소심을 제기했다.
그러자 카카오가 올해 2월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면서 항소심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특허무효심판이 끝나야만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란이 된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는 계속 제공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한전이 스마트한전 앱(애플리케이션)에 전기요금 청구서 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인스타페이 측은 이 서비스 역시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인스타페이 측에 따르면 인스타페이는 2013년 7월 한전에 전기요금 청구서 서비스를 제안했다. 하지만 한전이 이런 내용을 카카오 쪽에 유출한 뒤 카카오페이 청구서 서비스가 출시됐다는 의혹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다.
배 회장은 “지난해 10월 5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환익 한전 사장이 특허권 침해에 대해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오히려 지난 4월 한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인스타페이 특허권을 또 침해했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앞으로 한전에 특허침해소송과 형사 고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적폐청산과 중소기업 살리기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에는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는 배 회장은 “이번 정부에서는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적폐가) 반드시 청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