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새 정부 脫석탄 에너지 정책 '직격탄'…해외는 저유가로 인한 발주물량 저하로 출혈경쟁
건설사들의 먹거리인 국내외 발전소 건설 업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탈(脫)석탄‧탈원전 기조에 따른 새 정부의 출구전략이, 해외에선 저유가로 인한 발주물량 저하 및 치열한 수주경쟁으로 수익성 악화가 발생하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착공이 예정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전 3‧4호기, 영덕의 천지원전 1‧2호기 건설계획이 표류될 위기에 놓여 있다. 정부가 화석연료, 원자력 등 비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소 건설중단 방침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정이 진행 중인 발전소도 건설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가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소 건설 재검토 계획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해당 기준에 해당되는 발전소는 충남 당진의 당진에코파워 1‧2호기, 강원도 강릉안인 1‧2호기, 경남 고성하이 1‧2호기 등 9개다.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소는 건설업계에 중요한 먹거리였다. 지난 2012년 전국적인 블랙아웃(대정전) 이후 정부가 IPP(민자발전) 건설을 장려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먹거리도 늘었다. 발전소 프로젝트는 대개 EPC(설계‧시공 일괄수주) 방식으로 발주돼 건설사에게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 새 정부의 기조로 건설업계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석탄화력‧원자력 발전소의 대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사업이 부상한다고 얘기는 나온다. 다만 LNG 발전은 공정상 비재생 에너지 발전소 건설 대비 수익성이 낮다”며 “당장 발전소 건설로 인한 수주액을 올해 목표 수주액에 반영한 건설사도 있다. 건설업계 수주액에 일정부분 타격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발전소 건설 업황도 건설업계에 녹록치 만은 않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사들이 해외 발전소 건설로 얻은 수주액은 총 14억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4억 달러) 대비 1.73% 감소한 수치다. 더욱이 최근 3년 간 상반기 기준 매년 발전소 건설을 통한 국내 건설사의 수주액은 꾸준히 감소했다.
해외 발전소 건설 수주액 감소는 저유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발전소 건설 시장에서 최대 고객은 중동 지역 국가들이다. 국내 건설사는 중동 지역에서 발전소 건설 공종 총 수주액의 절반 가량을 획득했다. 하지만 저유가로 중동 국가들이 발전소 프로젝트 발주를 미루는 상황이다. 그나마 공사가 진행되던 발전소 프로젝트도 지연되거나 계약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올초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해양담수청(SWCC)로부터 지난 2012년 수주한 사우디 얀부3 발전프로젝트 계약취소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발전소 건설은 후행 산업에 속한다. 산업단지가 건설되면 전력수요가 늘면서 발전소 건설도 자연스레 증가하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경우 정유공장이 들어서면서 발전소 수요도 증가했다. 다만 최근 저유가, 발전소 건설이 IPP 사업으로 전환되는 요인 등으로 중동 지역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며 “또한 중동 국가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비재생 에너지를 통한 발전소 프로젝트 발주에 신중한 상황이다. 이에 발주물량이 더욱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