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프리미엄 라인업 특성상 수익률 높아…장기적으론 삼성전자 유리 전망도
삼성전자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석권했지만 정작 재미를 본 기업은 애플이었다. 두 회사의 제품 라인업 차이가 만든 아이러니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영업이익은 101억8300만 달러로 스마트폰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2위 삼성전자(15억 7700만 달러)의 6배를 훌쩍 넘어선다. 영업이익률을 보면 애플은 30.7%, 삼성전자는 12.9%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같은 기간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판 기업이 삼성전자란 점이다. IT컨설팅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0.7%(7867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애플(13.7%)로 5199만대를 팔았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조사에서도 1분기 22.7% 점유율로 2위 애플(14.4%)를 크게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스마트폰을 2668만대나 더 팔고도 영업이익은 훨씬 못 미치는 이유는 제품군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오직 프리미엄 제품은 아이폰만 만들고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부터 중저가 모델까지 다양한 모델을 만든다. 쉽게 말하면 애플은 슈퍼카만 만들고 삼성전자는 슈퍼카부터 소형차까지 만들기 때문에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으면 애플이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 즉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애플만큼 돈을 벌기 위해선 산술적으로 지금보다 애플과 점유율 차이가 훨씬 커야 하는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폰이 다 그렇지만 특히 아이폰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수익률이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점유율을 넓혀가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못 따라잡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때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점유율을 넓혀가며 주목받았지만 정작 업계에선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대부분이 중저가 라인이라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올 1분기 중국의 대표 스마트폰 업체 오포(2억5400만달러), 비보(2억2600만달러), 화웨이(1억9700만달러)가 거든 영업이익은 셋 다 합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의 절반도 못미쳤다.
장기적으로 보면 일단 전 라인업에 걸쳐 사용자를 확보하는 삼성전자의 전략도 나쁘지 않다. 스마트폰은 사용자 환경 때문에 한 제품을 먼저 사용하게 되면 다른 제품으로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아직 스마트폰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나 제 3세계 사람들은 값비싼 애플제품보다 삼성전자 폰을 쉽게 접하게 되는데 향후 경제력 변화에 따라 저가라인은 Z, A 시리즈에서 프리미엄 라인인 S시리즈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해당 전략을 펴고 있는 대표적 시장은 인도다. 인도는 스마트폰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전 세계 거의 유일한 시장인데 삼성전자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애플도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어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