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상품, 무인편의점 등 차별화 전략에도 경쟁사와 격차 심화

코리아세븐의 정승인 대표. 독창적인 PB상품 개발, 옴니채널 구현, 차별화된 서비스와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 사진=롯데그룹
정승인 대표가 이끄는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업계의 호황에도 나홀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릭터 상품, 컨셉 스토어, 무인편의점 등 다양한 마케팅 방법과 차별화 노력에도 경쟁사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롯데쇼핑 IR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롯데쇼핑 편의점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0% 감소했다. 세븐일레븐은 올 1분기 기준 총 8679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6점 늘었다. 이 기간 매출액은 86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점포 수도 늘고 매출도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외형은 커졌지만 실속없는 장사를 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직영·위탁점포 증가에 따른 임차료 상승과 카드매출 비중확대로 인한 지급수수료 등의 비용증가, 전년도1분기 카드수수료 및 정보제공비 등 비경상수입 등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또 편의점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담배 매출이 6.1% 줄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 업황이 유통업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편의점은 올 4월 전년동월 대비 매출액이 11.1%늘었다. 업계가 공격적으로 편의점 점포를 확장하면서 점포수가 지난해보다 13.9%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경쟁사의 실적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편의점업계 1위 CU와 GS25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9% 증가했다.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1% 증가했다.

수익성 악화로 올해로 취임 3년째를 맞는 정승인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마케팅 실력을 인정받아 코리아세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첫 해부터 영업이익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정대표는 올해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익 부진점을 개선하고 수익 중심으로 출점을 관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신규 상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코리아세븐은 포켓몬고와의 제휴를 맺고 펀스토어를 구현에 힘을 싣고 있다. 포켓몬고 마케팅은 정승인 대표가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캐릭터 제휴 상품 뿐 아니라 게임 유저들까지 편의점 고객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또 세븐일레븐의 발전 방향을 미래형 편의점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사람의 신체로 결제할 수 있는 바이오페이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새롭게 오픈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핸드페이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의 정맥인증 결제 서비스로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으로 사람을 판별한다.

하지만 정 대표의 다양한 시도에도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업계가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상위 두 개 업체와 나머지 회사들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세븐일레븐의 경우 캐릭터이나 간편도시락 등 다양한 마케팅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반짝 반응을 보이다 꺽여 단기간 내에 수익 창출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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