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자 선정 지난 4월부터 장기간 겉돌아…수협중앙회 "전문성 갖춘 내부 인사에게 맡겨야"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신수협 출범식'에서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왼쪽 두번째)과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세번째) 등 내빈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Sh수협은행을 알고 은행을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사람이 은행장으로 와야한다. 이전처럼 정부 퇴임 관료들이 정년을 연장하려고 Sh수협은행을 거쳐가는 것은 옳지 않다. 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Sh수협은행은 50년 역사가 있다. 은행에도 경영 능력있는 탁월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Sh수협은행이 행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내부 출신 행장이 와야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높다. Sh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지난 4월말 회의를 끝으로 은행장 인선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다만 은행장에 정부관료가 아닌 내부 출신이 와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Sh수협중앙회 한 관계자는 "이주형 전 행장과 이원태 전 행장 모두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자리를 지낸 사람이다. 이원태 전 행장이 경영에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 없었다"며 "정부가 보은성 인사를 통해 퇴임 관료를 내려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 정서가 그렇다. 은행이 이미 50년이나 됐다. 내부적으로 은행을 잘 이해하고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많다"며 "다시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는 인사를 할 것이 아니다. 관료 출신이 아닌 내부인사가 행장에 선임돼 은행을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h수협은행장 인선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행추위 의견 불일치가 원인이다. 행추위 내 정부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3명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2명이 서로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 측 사외이사는 수협은행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고 있다는 이유로 관료출신 행장후보가 와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수협중앙회는 또 관료출신이 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내부에 은행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독립은행으로 출범한 만큼 내부 출신 행장이 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Sh수협은행장에 내정되려면 사외이사 5명 중 4명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행추위 의견이 합치되지 않아 행장 선임을 위한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 Sh수협은행은 권재철 수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일시 대표이사로 전환하기로 하고 법원에 인가를 신청했다.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직무대행 체제로 은행 주요 경영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금융부처 수장을 마무리한 이후에나 Sh수협은행 인선작업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있다. 행추위 정부 측 사외이사는 기재부와 해양수산부 장관, 금융위원회가 추천하도록 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부처 수장이 인선되면 지금까지 교감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Sh수협은행 측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는 낙하산 등 외부 인사가 와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전문성과 은행을 이해하는 내부 인사가 은행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Sh수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선 Sh수협은행 출신 행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이전처럼 정부 퇴임 관료가 Sh수협은행장으로 와서 스펙을 쌓고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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