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17년 BOK 국제컨퍼런스’ 개최…"경제의 선순환 구조 약화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소득불평등, 인구고령화가 중요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1일 서울시 중구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2017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부터 누적되어 온 구조적 문제점들이 상존해 있다”며 “우선 소득 불평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간 많은 나라에서 계층간 소득격차가 확대되어 왔는데 이는 성장, 고용, 소득 그리고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소득 불평등 원인에 세계화와 기술 혁신을 꼽았다. 그는 “최근에는 세계화와 기술혁신의 진전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한 주된 요인이라고 비판받고 있다”며 “이미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미숙련 일자리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포용적 성장을 꼽았다. 그는 “그렇다고 세계화와 기술혁신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상황에서 학계, 국제기구 등에서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성장과 더불어 그 혜택이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포용적 성장​이라며 ​구체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가계소득 증대가 주요 과제로 논의되고 있고 사회안전망 확충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가 풀어 나가야 할 또 다른 과제로 인구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인구구조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노동공급 감소는 물론 총수요 위축을 통해 성장세 저하를 초래한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이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아 고령화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에 대응해 출산·보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고령층의 급속한 소비 위축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금융 불균형 해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바젤 Ⅲ 자본 규제, 장외파생금융상품시장 개혁 등 금융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강화됐다. 그러나 주요 신흥국의 경우 가계나 기업의 레버리지가 크게 높아져 금융 불균형이 오히려 더 커졌다”며 “금융기관들도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고위험-고수익 추구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가계부채가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소득보다 빠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안정의 주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이 같은 금융 불균형, 소득 불평등, 인구고령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는 201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을 포함한 세계 각국 연사들은 이날과 2일 양일간 인구고령화, 포용적 성장과 고용, 구조개혁과 거시경제정책, 지속가능한 성장 등 세계 및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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