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악재에도 실적 호조…파리바게뜨 고성장
SPC삼립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호실적의 원인 중 하나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의 진원지인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꼽히고 있다. 대다수 국내 유통업체들이 1분기 사드 역풍으로 휘청한 반면, SPC삼립은 대표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 덕에 오히려 순풍을 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052억원, 영업이익 136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2%, 10% 증가한 수치다. 이는 대부분 유통업체가 사드 보복 탓에 1분기 실적 악화를 맛봐야 했던 것과 대조된다.
실제 오리온은 중국 현지인들의 한국 제품 불매 운동 등 사드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롯데쇼핑도 실적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마트가 중국서 영업 정지된 탓에 1분기 영업이익이 0.4% 하락했다.
SPC삼립의 1분기 호실적은 제빵이 견인했다. 제빵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고, 영업이익은 49% 증가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률을 상회하는 영업이익 성장률의 원인은 기존 양산빵 대비 수익성이 양호한 편의점향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파리바게뜨의 선전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파리바게뜨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톈진(天津), 다롄(大连) 등 주요 도시뿐 아니라 최근 중국 정부의 내륙 개발 정책에 따라 부상하고 있는 서부 내륙지역에까지 출점하고 있다.
2015년 119억원대였던 중국 파리바게뜨 매출액은 지난해 390억원까지 증가했다. 중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2010년 50여개 미만에서 지난해 191개로 껑충 늘었다. 올해에는 250여개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파리바게뜨의 고성장에 따라 SPC삼립의 해외 사업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연평균 22% 성장 중이다. 아직 매출 비중은 작으나 국내와 해외 성장성이 모두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한국 제품에 대한 사드 보복을 전방위로 본격화한 1분기에도 중국 파리바게뜨는 사드 여파서 빗겨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색(色)이 덜 한 덕에 사드 보복을 피할 수 있었단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지난 2~3년 전부터 탈(脫) 한국화 전략을 추진해온 결과 이번 사드 이슈로 인한 타격도 상대적으로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에 사는 한인들도 중국 파리바게뜨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박나래(24)씨는 “파리바게뜨 베이징 왕징(望京) 점의 경우 계산하려면 5분가량 줄을 서야 하는 정도”라며 “왕징이 한인타운이긴 하지만 매장 내 중국인 손님 비율이 높다. 사드 이슈 이후에 당연히 손님이 줄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중국 내 매장이 190여개 정도인데, 매장 숫자와 규모 모두 크지 않아 다른 기업에 비해 주목을 덜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