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순매도…"배당 성향 하락 가능성 염두 둬야"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ING생명은 11일 증시에서 ING생명은 공모가(3만3000원) 대비 4.2% 낮은 3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가는 3만2800원으로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시초가인 3만1200원보다는 강세였지만 공모주 투자 물량은 첫날 모두 손해를 면치 못한 셈이다. 이날 거래량은 341만6869주로 집계됐다.
투자자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ING생명 주식 1만6990주와 6만3993주를 각각 순매도했다. 매도창구 상위에는 씨티그룹, UBS, 메릴린치가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주도하는 코스피 강세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NG생명은 1991년 네덜란드생명보험의 한국법인으로 설립된 생명보험사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4조2657억원, 당기순이익은 2407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3년 12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몇차례 매각이 진행됐으나 무산됐고 상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MBK파트너스는 신주발행 없이 구주매출만 진행하면서 1조원 가량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ING생명, 상승·하락 요소 모두 갖춰…상대적 재무성과 우위 부각
증권가에서는 ING생명이 상승과 하락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ING생명이 동종업계에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ING생명의 RBC비율은 319.2%로 상장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거 3년간 배당성향도 45%를 넘으면서 올해 배당수익률이 6.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ING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8% 수준으로 예상돼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며 "배당수익률도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상장사 중에서 두번째로 높아 배당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배당 수익률 부각에 비해 높은 가격 부담은 하락 요소로 지목된다. ING생명의 상장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2배로 1배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국내 생명보험사 주가는 성장 정체와 자본확충 부담 속에서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생명보험회사 PBR은 0.4~0.6배다.
◇생명보험사 저평가 추세…높은 배당 성향 상쇄하는 '가격 '
ING생명은 상장 과정에서도 공모가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지난달 진행된 ING생명의 일반공모청약에서 청약 경쟁률은 0.82대 1로 마감됐다. 이에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3만1500~4만원) 하단인 3만3000원으로 결정되면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ING생명이 다른 생명보험사보다 수익성이나 재무안정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이미 공모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주가가 보험업계에서는 상위인 PBR 0.6배를 넘어서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은 높은 배당여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60%에 달하는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사모펀드 특성상 향후 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있어 배당성향 감소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