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구도로 오리지널의약품 레미케이드 위협… 후발주자 등장에도 타격없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차전이 시작됐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선두두자를 달리는 두 업체가 맞붙게 된 시장은 ‘미국’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으면서, 업계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 바이오에피스의 양자대결이 시작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월 미국 FDA로부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았다. 미국 판매명은 렌플렉시스(SB2)다. 판매와 유통은 다국적제약사 파트너 머크(MSD)가 담당한다. 예상 판매 시기는 올해 말이다. 미국 바이오의약품 가격경쟁 및 혁신법(BPCIA)에 따라, 허가 승인 6개월 뒤에 제품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미국 판매 승인은 회사 창립 5년 만에 거둔 쾌거"라며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됨에 따라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는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월 미국 FDA에 승인허가를 받고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램시마 미국 매출은 1700만 달러(약 191억7940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 300% 이상 늘어났다.

◇ 셀트리온-삼성 바이오 ‘미국 시장에선 경쟁 아닌 양강구도’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가 미국 FDA승인을 받으면서, 셀트리온 점유율이 줄어들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같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의약품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전세계에서 9조3000억원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류머티즘관절염과 궤양성대장염, 강직성척추염 치료제다.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판매하고 있다.

허혜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시장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출시했지만, 오히려 레미케이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양강구도 형성 가능성이 높다. 특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후발주자들이 아직 임상3상 단계라서 시간차가 길다”고 설명했다.

암젠, 에피루스, 산도즈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 시장에서 후발 주자다. 진입 시기는 국내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앞서있어 점유율 확보에 유리하다. 바이오시밀러는 시장 선점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 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라이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 기업은 유럽에서 같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경쟁을 펼쳤다. 결과는 셀트리온의 승리였다. 셀트리온 램시마는 2015년 유럽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했다. 매출액도 6000억원까지 올라갔다. 그에 비해 삼성바이오에피스 플릭사비(렌플렉시스)는 매출 1억원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의 대결이 치열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직 삼성 렌플렉시스가 출시되지 않았지만, 가격인하정책과 유통마케팅 등으로 오리지널의약품 레미케이드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셀트리온 ‘선점효과’-삼성 바이오 ‘임상시간 단축’ 전략 내세워

셀트리온은 ‘퍼스트무버(First Mover)' 전략을 내세운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가 쏟아질 것을 대비해, 새로운 제형의 의약품을 내놓는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앞으로 출시할 피하주사형 램시마도 먼저 시장 선점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허 연구원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중 셀트리온 인플렉트라(램시마)가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경쟁 심화를 대비해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 렌플렉시스와) 1년 가량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셀트리온이 유일한 시밀러 제품으로서 점유율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셀트리온은 램시마가 크론병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다. 램시마가 오리지널의약품의 효능과 안정성과 같다는 것이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해 공장 생산설비 또한 늘린다는 입장이다. 투자금액만 3000억원대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임상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보통 바이오시밀러 승인 기간은 최대 2년이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3월 미국 FDA에 렌플렉시스 판매 허가를 신청한 지 1년 1개월만에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기간을 크게 줄이면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셈이다.

지난해 2월과 유럽시장에 출시된 베네팔리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대작이다. 올해 1분기 베네팔리는 6530만 달러(약 736억9105만원)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기간 180만 달러(약 20억3130만원)보다 30배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베네팔리는 암젠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다. 이밖에도 당뇨병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도 올해 1월 유럽 판매 허가를 받고 시판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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