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치료제 국내 시장 900억원대…일본 쥬가이제약 독점 라이선스 계약
JW중외제약이 A형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국내 판권을 획득했다. 에미시주맙은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치료제로, 국내 시장 규모만 900억원대다. JW중외제약은 다국적제약사와 독점 판매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혈우병치료제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11일 JW중외제약은 로슈그룹 산하 쥬가이제약과 A형 혈우병치료제인 에미시주맙(emicizumab, 개발코드 ACE910)의 국내 판매를 위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쥬가이제약에서 자체개발한 에미시주맙은 발생하는 A형 혈우병을 치료하는 유전자재조합 제제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 제8인자 결핍으로 인해 생긴다. 혈우병은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국내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약 900억원 규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한 에미시주맙은 지난해 첫 번째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쥬가이제약은 로슈그룹과 함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미시주맙은 올해 임상3상 단계에서 환자가 사망하며 안정성 논란을 겪기도 했다. 로슈 측은 환자 사망 원인은 직장 출혈이라며, 임상시험과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에미시주맙은 환자 몸에 직접 주사할 수 있는 피하주사형 제품이다. 기존 혈우병 치료제는 대부분 주 2~3회 혈관에 투여해야 하는 정맥주사 의약품이었다. 피하주사형 에미지주맙은 주 1회만 주사하면 된다. 쥬가이제약 측은 편의성 뿐 아니라 지속효과까지 향상시켜 A형 혈우병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연간 8조2000억원(72억1000달러) 규모에 달한다. 로슈는 신약분석보고서에서 2022년 에미시주맙 기대매출을 14억 달러(약 1조5869억원)이라고 밝혔다. 에미시주맙이 이중항체기술을 도입한 혁신신약인 만큼, 시장 점유율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성권 JW중외제약 대표는 "평생 동안 치료제를 정기적으로 투여 받아야 하는 A형 혈우병 환자들에게 치료제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에미시주맙의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한국의 A형 혈우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 SK케미칼 등 국내 바이오제약사들도 A형 혈우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녹십자는 중국에서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출시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녹십자는 미국 그린진에프 임상을 준비했지만 신규환자 확보가 어려워 중단한 바 있다. SK케미칼은 자체개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로 미국, 유럽, 캐나다등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