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반기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은 부담
SK하이닉스가 코스피 대세상승 흐름과 2분기 실적 기대감 속에서 52주 신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올해 2분기에도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 속에서 당분간 SK하이닉스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79% 오른 5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이며 역대 최고가 기록 경신 행진이다. 외국인은 잠정치를 기준으로 이날 하루 SK하이닉스 주식 205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 순매수가 시작된 지난달 18일 이후 누적 순매수액은 3763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동안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보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들어온 종목은 없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2048억원이다.
기록적인 외국인 매수세 속에서 부각되지 못하고 있지만 기관 매수세도 SK하이닉스 상승세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잠정치를 기준으로 기관은 SK하이닉스 주식 89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 4일 158억원 순매도 이후 순매수 전환이다.
SK하이닉스는 연일 상승세 속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41조4233억원으로 현대차 보다 7조원, 한국전력에 비해서는 12조원 가량 많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호황 속에서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6조2895억원, 영업이익은 2조467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치인 2014년 4분기 기록한1조6671억보다 8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했을 때 반도체 시장의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올해 2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6조6500억원, 영업이익 2조9400억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지속해서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점은 부담이다. 일단 2분기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에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벌써 메모리 가격 상승 모멘텀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하반기 가격 둔화 속에서도 메모리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은 주가 방어 가능성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도시바의 재무구조 악화와 지분 매각도 SK하이닉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NAND 시장 점유율 2위 도시바가 사실상 경쟁력을 강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중인 도시바는 인수 주체가 누가 되더라도 충분한 현금이 유입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도시바가 정체된 사이 SK하이닉스는 연내 72단 3D NAND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는 일본 산업혁신기구 중심으로 지분 쪼개기를 통해 매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시바 입장에서는 충분한 수혈이 아닌 응급처치 수준의 현금 유입이 예상돼 NAND 경쟁력 강화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