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란도 판매량 감소하는데, 한국GM “생산중단 없다”만 반복
올란도 단종설과 함께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 사이로 퍼진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GM이 “올란도 단종은 없을 것”이라고 고용불안 불식에 나섰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올란도 판매 급감에도 한국GM이 안일한 태도를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생산 중단은 없으며 탁월한 상품 가치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5년 2만대에 달했던 올란도 판매량은 지난해 1만3000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35%나 급감했다.
올해도 판매량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올란도는 222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54대와 비교하면 1년 사이 27.3%가 줄었다. 기아차 MPV 카렌스보다 판매량은 많지만, 판매량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카렌스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12.4% 줄었다.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3) 씨는 “올란도 생산 중단은 없다는 사측 뜻을 들었지만, 내쳐질까 두려운 건 매한가지”라며 “탁월한 상품가치라는 말과 달리 올란도 판매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덩달아 일감도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국GM은 시장 변화에 따른 전략 수정 없이 올란도 생산은 지속할 것이라는 태도만 고수하고 있다. 올란도가 레저 차량으로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MPV 시장은 지속적인 판매 감소를 겪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지적한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MPV 시장을 완전히 빼앗고 있는 시장 상황을 인정하고 한국GM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올란도가 갖고 있던 디젤, LPG 모델의 강점도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란도 디젤 모델은 유로6 적용에 따라 가격이 인상됐다.
게다가 올란도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서 이미 단종을 결정한 모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군산공장 근로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 박아무개(36) 씨는 “한국GM의 생산 지속 주장은 전혀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산공장은 올란도와 함께 준중형 세단 크루즈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생산물량 확보를 안겨줄 것으로 여겨졌던 크루즈는 3개월에 걸친 계약 누적에도 지난달 2000대 정도가 팔리는 데 그쳤다. 앞서 크루즈는 생산 중단 등으로 출시 3개월 만에 판매가 재개됐다.
한국GM이 올해 출시 예정인 차량 모두를 수입·판매로 결정한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친환경차 볼트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볼트EV가 대표적이다. 앞서 인기를 끌었던 임팔라나 카마로SS 모두 수입 판매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인건비 상승과 악화하는 노사관계에 맞서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이기를 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세르지오 호샤 전 한국GM 사장은 2015년 “본사 이사회에 가서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GM 군산공장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지속해서 걱정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근로자 사이에서 한국GM이 판매기지로 전락하고 공장 근로자들은 거리로 내몰릴 것이란 걱정은 여전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