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해외부문서 실적개선 주도…수주 줄어 미래 전망은 낙관 못해

지난해 8월23일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참석객과 악수하고 있는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맨 오른쪽) / 사진=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과 함께 이 회사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대우건설은 회계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해소하게 됐다. 다만 이번 실적에서 긍정적인 면만 있진 않다. 수주잔고가 감소하며 미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확인된다.

25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64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2조5589억원)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토목, 주택, 건축 플랜트 등 전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이 증가했다.

대우건설의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211억원으로 2년새 171%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시장 전망치인 1324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높은 영업이익으로 같은 기간 순이익(1919억원)은 흑자전환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활발하게 분양사업을 전개해 온 주택과 건축 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성을 달성했다. 또한 해외 부문이 흑자로 돌아섰다”면서 영업이익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실적개선으로 대우건설의 유동성은 개선됐다.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8억원으로 전년 동기(3105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그간 대우건설을 괴롭혀 온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잔액도 6360억원에서 366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번 실적개선을 토대로 질적 성장을 이뤄갈 계획을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1분기에만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인 7000억원의 31%를 달성해 연간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를 질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1분기 실적요소 전부가 대우건설에 긍정적이지는 않다. 수주고가 줄어들면서 미래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확인된다.

1분기 대우건설의 수주잔고는 33조72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새 12.05% 감소한 수치다. 또한 정비사업 등으로 높은 수익성을 담보하는 주택 부문 수주잔고는 같은 기간 17조5530억원에서 16조6151억원으로 감소했다. 주택 부문에서 도시정비 수주잔고가 47억 늘었지만 민간 수주잔고 감소폭(8055억원)이 더 컸다. 신규수주가 2년새 2조1090억원에서 1조1800억원으로 감소했기에 수주잔고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건설 수주물량이 많지 않았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신규 수주도 자연히 줄었다. 주택 부문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분양물량이 신규물량 대비 많았다. 이에 주택 부문 신규수주가 줄었다”며 “그렇다 해도 수주잔고 감소와 수익성 악화는 별개의 문제다. 수주잔고는 전체 물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익성은 회사가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 지의 지표이기에 둘 간의 연관성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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