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 석유 실적 넘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1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조9289억원(20%), 1595억원(19%) 증가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만이며 역대 세번째다. 특히 화학·윤활유 등 비석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50%를 넘기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화학사업이 석유사업을 능가하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비석유부문 신장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며 “석유사업 중심에서 에너지·화학 분야로 회사의 수익창출 방식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매출 8조636억원, 영업이익 4539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유가 상승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6094억원)보다 25%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보다는 615억원(16%) 늘었다.
화학사업은 주요 공정이 직전분기에 정기보수를 마치고 본격 재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에틸렌, 파라자일렌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강세를 보여 45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화학사업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함과 동시에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을 능가하게 됐다. 아울러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2323억원)의 40%에 육박하는 실적을 1분기에 이미 기록한 셈이 됐다.
윤활유사업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85억원(10%) 증가한 9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유가 상승 효과로 지난해 4분기보다 285억원 증가한 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측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석유기업에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탈바꿈했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사업회사 분할을 통해 각 사업별 성장 체제를 구축한 이래, 화학·윤활유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와 전기차배터리·정보전자소재 등 신규 사업 강화를 통해 달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영성과를 통해 이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영업이익 비중을 보면 석유사업이 2015년 57%, 지난해 50%, 올해 1분기 45%로 지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화학·윤활유사업은 2015년 46%, 지난해 53%, 올해 1분기 55%로 증가하고 있다.
신규 사업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배터리는 유럽 등지의 수요 증가로 지난 3월 생산설비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3.9GWh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2020년까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500㎞로 늘릴 계획이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과 연성동박적층판(FCCL)을 생산하는 정보전자소재사업은 중국 수요 증가를 비롯한 글로벌 IT 및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1분기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분기 성과는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가 예측 및 운영최적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화학·윤활유사업의 규모를 키운 결과”라며 “과감한 투자와 성장 옵션 실행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회사가치 30조를 강력하게 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