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처방조제액 1500억원 규모… 전체 제약사 1조77억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대체로 저조한 원외처방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과 유한양행, 한미약품 처방액은 늘고,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는 줄었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제약사들 원외처방액이 연초부터 지진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KTB투자증권이 제공한 유비스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제약사 중 종근당 처방액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원외처방액 38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상위 조제액 품목으로는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 고지혈증 리피로우, 치매 치료제 글리아타린,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 등이 있다. 자체 개발한 당뇨 신약 듀비에도 처방액 15억원으로 전년대비 15%늘었다. 주력품목 대부분 처방액이 오른 반면, 고혈압 제네릭(복제약) 칸데모어는 오히려 처방액이 내려갔다. 이는 고혈압 치료제 ARB계열 약물이 단일제에서 복합제 사용으로 변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처방이 줄어든 탓이다. 칸데모어는 ARB단일제다.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판권이전된 글리아티린도 3월 34억원 처방액을 내며 높은 성장을 보였다. 글리아티린을 제외하면 종근당 3월 처방액 성장률은 3%에 그친다.

유한양행은 3월 원외처방액 517억원으로 전년대비 6.8% 늘었다. 특히 다국적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Co-Promotion) 제품들이 양호한 실적을 냈다. 코프로모션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영업망이나 유통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제약 품목을 살펴보면,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와 함께한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가 141억원 처방액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늘었다. 그러나 베링거인겔하임과 제휴한 고혈압 복합제 트윈스타는 70억원으로 13.8%줄었고,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트라젠타 듀오는 93억원으로 3.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도입품목의 처방 증가와 원료의약품 수출증가로 이번 1분기 유한양행 실적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한양행은 기존 제품, 신제품, 도입신약이 모두 성장할 것”이라며 “전문의약품(ETC)의 지속적인 신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 또한 389억원 처방액 실적을 내, 전년보다 1.9% 미미하게 올랐다. 주력 의약품인 복합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고지혈증 치료제 뉴바스트+토바스트 처방액이 부진했다. 한미약품이 자체개발 개량신약 로수젯과 로벨리토는 희비가 엇갈렸다. 고지혈복합제 로수젯은 29억원 처방액으로 104.2%늘었지만, 로벨리토는 16억원으로 5%가량 하락했다.

가장 부진한 제약사는 대웅제약과 동아에스티다. 각각 3월 처방액이 각각 318억원, 22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12% 줄었다. 대웅제약은 특허만료된 알비스, 올메텍, 가스모틴의 처방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특허만료된 약품은 다른 제약사들과 제네릭 경쟁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에스티는 위 점막 보호제 스티렌과 스티렌투엑스 합산 처방액이 33%감소하며 처방 실적에 타격을 받았다. 주요 원인은 약가 인하다.

한편, 전체 제약기업들의 지난 3월 원외처방조제액은 1조77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성장했다. 지난 2월과 비교하면 7% 늘어난 금액이다. 이 중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쏘시오를 합한 3월 원외처방액은 1500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1분기 실적과는 다르게 국내 제약사들의 원외의약품 처방액은 예상보다 부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신제품 출시 효과가 없는 주요 제약사는 내수 처방실적이 좋지 않다”며 “상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와 신약 업데이트로 1분기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되지만 부진한 원외처방 상황으로 보면 내수 처방실적은 아쉬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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