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부지, 투자규모 연내 결정할 것”…연산 30만대 규모 예상

현대자동차 인도 1공장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가 차량 조립에 나서고 있다. / 사진 =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인도 공장 부지를 안드라프라데시주로 확정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검토 중인 사안”이라며 한 걸음 물러섰다. 기아차는 투자 효율성이나 인력 확보 가능성과 같은 제반여건 고려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태도다.

19일 기아차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조회공시 요구 답변을 공시하고 “현재 투자 효율성 극대화 및 투자에 따른 제반여건을 고려해 경쟁력 있는 공장 부지 확보를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앞서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기아차가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로 신규 공장 부지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기아차는 주 정부와 부지 공급 협정을 완료하는 대로 1030억루피(약 1조82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아차는 공장 부지 확보는 물론 투자규모까지 확정된 바 없다는 태도다. 기아차는 “현재 투자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내용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기아차의 이 같은 태도가 공장 부지 선정 막바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공장 신설 부지와 투자규모 등을 현지 언론에 알려 유리한 입지를 점한 인도 주 정부의 행보에 대한 대응책인 셈이다.

국내 콘크리트 구조물 생산업체의 인도법인장은 “인도는 착공단계에서도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시장”이라며 “1996년 인도에 진출해 이미 2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이에 대한 대응을 마련하지 않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는 기아차가 인도 공장 신설 검토에 나설 때부터 지속해서 유력 후보 지역으로 지목돼 왔다. 현대차 제조공장이 있는 타밀나두주 첸나이와 현대차 연구개발센터가 있는 안드라프데시주 하이데라바드의 중간 지점이라는 장점 덕이다. 지난 2월 로이터 통신은 “기아차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기아차는 인도 현지에 연간 30만대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 현지에서 연간 95만대 수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가 인도 타밀나두주에 운영 중인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65만대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도는 현지 생산이 아닌 차량에 대한 관세가 높아 기아차는 인도의 시장 성장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면서 “현지 공장 설립으로 관세 적용을 받지 않게 되면 현대차그룹이 신흥 시장 공략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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