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는 가맹점주 책임" 발뺌 급급…경남CU 알바 대책위 "홍석조 회장 공개 사과를"

지난해 12월 14일 새벽 3시 경 경북 경산시 CU 편의점에서 일하던 30대 아르바이트 직원이 손님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비닐봉지값 20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살해당한 것이다. 대부분의 편의점은 카운터에서 바깥으로 드나들 수 있는 출입구가 손님 방향으로 나있는 ‘디귿(ㄷ)자’형태인데, 당시 피해 알바생은 디귿(ㄷ)자 모양 카운터 때문에 도망가지 못하고 피해를 당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업무환경을 비롯해 전반적인 안전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편의점에서는 연간 2200건의 강력·폭력 범죄가 일어난다. 평균 70% 알바 노동자들이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다. 특히 야간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폭력과 폭언·성희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주간보다 2배 가량 높다.

하지만 본사는 안전 관리는 가맹점의 업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에서도 CU본사는 가맹점에 떠넘기고 있다.

이에 CU 대책위는 가맹점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업무 환경 안전성 강화 등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에 참여하는 알바노조는 “대기업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주와의 계약을 통해 인력, 보안안전, 상가임대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왔다”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점주가 된 영세 자영업자들은 불리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은 고스란히 알바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알바노조가 지난달 23일 서울 BGF 리테일 본사 앞에서 '경산CU 편의점 알바노동자 살해사건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그러나 CU 본사는 지난달 23일 “가맹점주 책임과 의무를 본사가 대신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비난이 거세지자 30일 다시 ‘안전편의점’을 만들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빈축을 사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 매장 개발이라든지 기존 디귿자(ㄷ) 대신 일자(ㅡ)로 연결된 '안심카운터' 등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시행계획이 빠졌다. 이에 대책위는 “이 또한 미봉책, 형식적인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맹점주와 근무자들에게 안전 수칙 안내와 시설점검, 112 핫라인 신고 시스템 작동 여부 확인 등의 내용은 기존 이미 하던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길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진행위원장은 "수많은 청년 노동자들이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다. 또 한 청년이 이렇듯 참혹한 사건으로 등장하게 됐다"며 "인권과 건강을 내려놓고 위협을 감수한 이들 노동의 대가로 CU는 이윤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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