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설비투자 회복세 두드러져…물가상승률 전망도 종전 1.8%에서 1.9% 올려잡아

13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소폭 올렸다.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확대됐고 고용 부진이 완화된 것이 판단의 근거로 제시됐다. 다만 한국은행은 주요국과의 교역 여건 변화, 가계 실질 구매력 개선 미흡 등은 수출과 내수의 개선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13일 한국은행은 올해 세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월에 제시한 2.5%보다 0.1%포인트 올린 2.6%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건 2014년 4월 이후 3년만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기존 2.8%에서 2.5%로 낮춘바 있다. 연간 물가 전망치 역시 기존 1.8%에서 1.9%로 소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높인 이유로 우선 수출과 투자 개선을 들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는 8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3월부터 60개월 연속 흑자로 최장기간 연속 흑자 기록이다. 특히 수출이 지난해 11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기 시작했고 올해 1월부터는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였다.

설비투자 부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년대비 19.5% 증가했다. 이는 올해 1월 10.7% 증가율에 이어 2개월 연속 두 자리 수 증가율이다. 기계류가 높은 증가세(25.6%)를 보였고 올해 1월 부진했던 운송장비가 2월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5.8%)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IT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IT대기업들의 설비투자 실적이 상당히 늘어났다”며 “또 (IT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비 투자를 조사해보니까 앞으로도 규모를 확대해서 잡고 있다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고용 개선세도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의 근거로 들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2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만6000명 증가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15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도매 및 소매업과 건설업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만6000명, 16만4000명 늘어난 영향이 컸다.

다만 소비가 여전히 저조하고 수출 여건 변화 가능성은 경제 성장 제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과 설비 투자가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소비는 여전히 저조하다”며 “특히 실질구매력 측면이 나아지고 있지 않아 내수의 개선 속도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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