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장 생산조절…檢, 오너 횡령혐의 본격 수사
설상가상 주가도 내리막이다. 이 와중에 오너 관련 소송도 다시 화제에 올랐다. 검찰이 본격적으로 사건을 배당해서다. 담철곤(62) 회장은 이전에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바 있다.
13일 오리온에 따르면 사드 여파로 중국 내 제품소비가 줄면서 오리온이 6개 중국 공장 일부 생산라인 운영 조절에 들어갔다. 오리온은 베이징(2곳), 상하이, 광저우 등 6곳에서 제품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기자에게 “재고가 많아지다 보니 생산라인 가동시간을 조절했다. 국내서도 재고가 나오면 풀로 공장을 돌릴 수 없다. 중단은 아니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거다. 아무래도 사드 영향을 완전히 피해갈 수 없어서 매출이 떨어진 건 맞다”고 설명했다.
일단 재고에 따른 생산량 조절이지만 장기화하면 타격이 커질 거라는 우려도 크다. 중국법인의 매출 비중 때문이다. 지난해 오리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3863억원이다. 이중 중국법인의 매출이 1조 3460억원에 달한다. 한국법인(6794억원)의 두 배다.
◇사드에 중국 제과시장 부진 겹쳐 전망 부정적
최근 증권가에서도 중국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시장 기대와의 괴리는 중국 제과부문으로 중국 제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5%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사드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3일 “올해 전망이 부정적인 요인에는 사드나 개별기업 능력 부족보다 중국 제과시장 부진과 춘절 매출인식 시점 차이에 있다”고 풀이했다. 손 연구원은 중국 춘절 매출 효과가 이미 4분기에 반영돼 올해 1~2월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들은 모두 오리온의 공장 생산량 조절 전이다. 이미 중국 제과시장도 얼어붙은 상황서 사드 불똥이 본격적으로 튀기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주가도 하락 국면이다. 중국시장 부진 등 오리온의 1분기 실적이 기대치 이하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이 바로 반응한 탓이다. 13일 오전 현재 오리온 주가는 6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월 27일(72만 5000원) 이후 지속적인 내리막이다. 약 1년 전이던 지난해 5월 17일에는 100만원을 넘었었다.
◇처형 이혜경 전 동양 부회장, 담철곤 회장 횡령 혐의로 고소
이 와중에 오너 관련 소송전도 다시 화두가 됐다. 최근 검찰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횡령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해서다. 고소인은 담 회장의 처형인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고발인은 동양그룹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 등이다.
핵심은 포장제조업체 아이팩이다. 고소·고발인 측은 담 회장이 아이팩 지분을 빼돌려 225억원의 회사돈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아이팩은 동양그룹 창업자인 이양구 전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했던 회사다.
1989년 이 회장 사후 그의 부인인 이관희 씨와 이혜경 전 부회장, 담 회장의 처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등에 주식이 상속됐다. 2015년 6월에는 합병으로 오리온 안산공장에 편입됐다. 고소·고발인 측은 담 회장이 지분 유상감자를 통해 80억원을 횡령하고 나머지 지분 중 일부를 오리온에 매각해 145억원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아이팩은 담 회장이 차명인수했던 회사가 맞고 선대 회장과는 무관하다. 따라서 아이팩은 상속분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회사다. 1988년은 선대 회장이 사망하기 직전이어서 기업 인수를 추진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담 회장은 6년 만에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게 됐다. 앞서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6월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위장계열사 임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38억여원을 횡령하는 등 30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다시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 탓이다. 이후 이듬해 1월 19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2013년 대법원에서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