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OLED 채택 가속화…수요 증가로 수익성 높아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활짝 웃고 있다.
구글은 LG디스플레이에 OLED 투자와 공급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픽셀을 공개한 이래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고 있다. 자사 생태계를 공고하게 하고 완성품 업체들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애플은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8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OLED 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재로 만들어져 액정 화면과 달리 백라이트(back light)가 필요 없다. 적은 면적을 차지하고 휘어져 얇고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갤럭시S6 엣지부터 좌우가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터치 불량 등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디자인을 거듭 적용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아이폰8도 갤럭시S8처럼 테두리가 없는 엣지 화면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픽셀은 아이폰처럼 고사양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가격도 프리미엄 급이다. 따라서 OLED 디스플레이 확보가 시급하다.
이에 구글은 최초로 OLED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에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내년 하반기 출시될 가칭 픽셀3부터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에 이어 구글도 OLED 스마트폰 흐름에 동참하면서 화웨이, 소니 등 스마트폰 경쟁 업체들도 자사 프리미엄 제품에 들어갈 OLED 제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요 고객을 잃은 상태였다.
애플은 오랫동안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iPS 패널을 아이폰에 탑재해왔다. 하지만 iPS 패널은 기존 액정(LCD)의 화질과 색감을 높인 제품으로 한계가 있었다. 이 패널 관련 기술은 애플과 LG디스플레이 양사가 공동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자체 OLED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를 본격 생산하려면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데만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구글이 이 부분에 대한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장기간 수익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OLED 투자에 발 벗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의 6세대 플렉서블(flexible) 올레드 디스플레이 생산 투자에 지방 정부도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OLED 소재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스마트폰용 OLED 제조에 필요한 각종 부품 소재 시장은 올해 87억 달러를 형성하고 2021년에는 이보다 4배 이상 큰 3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양산 노하우 측면에서 중국이 한국 업체를 따라잡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용 OLED 품귀현상도 예상된다. 소니도 OLED 기술은 보유하고 있지만 양산 시 수율 확보에 실패해 TV용 패널도 LG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LCD를 쏟아내면서 낮아졌던 디스플레이 시장 수익성이 OLED 스마트폰 열풍으로 다시 높아지면서 선도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경쟁 업체들이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투자를 하는 것과 당장 제품을 양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