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막바지지만 피의자 조사 0명…SK‧롯데 뇌물죄 적용 놓고 검찰 고민 깊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대기업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기업인 추가 기소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결국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 기소가 뇌물죄 관련 의혹의 유일한 성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하는 것을 끝으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4차 조사를 끝낸 검찰은 12일 5차 출장조사를 진행할 계획인데 아직까지 피의자 조사를 받은 기업인은 1명도 없다.
검찰은 그동안 수차례 박근혜 전 대통령 출장조사와 기업인 소환조사를 통해 재단 출연과 기업의 특혜 간 연관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가장 먼저 칼을 겨눈 곳은 SK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 조사 전 김창근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전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최태원 회장을 소환해 재단 출연과 총수 사면 및 면세점 사업 간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SK에 대해선 기소를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관계자는 줄곧 “최태원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후 면세점 선정기준이 회사에 더 불리해졌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수사력을 롯데에 집중시켰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와 소진세 롯데그룹 사장, 신동빈 회장을 차례로 불러 재단 출연과 면세점 추가 선정 간 연관성을 캐물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면세점을 추가 허락하겠다고 관세청이 발표하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독대했고 이후 K스포츠재단에 75억 원을 추가 지원했다가 돌려받았다. 지금으로선 삼성 외 기업 중 가장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검찰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과 함께 수사대상으로 거론되던 CJ는 최태원 회장이 사면과 관련해 기소되지 않는 한 뇌물죄 적용가능성이 낮다.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수사를 진행하는 것 자체도 힘들어 보인다. 그 외 재단에 출연한 한화, 현대자동차, LG 등 기업들은 애초부터 수사선상에서 빠져있었다. 결국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 기소한 것이 기업 뇌물죄 수사의 유일한 성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