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입원 발굴·제품 홍보 목적

포스코 기가스틸 광고 사진 / 사진=포스코
철강업계가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TV광고, 브랜드명 공모전 등 대표 제품을 브랜드화해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철강업계가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새 수입원을 발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지난 8일부터 포스코 고유 기술이 집약된 제품을 소개하는 TV광고 ‘기가스틸로 철의 새시대를 열어갑니다’를 시작했다. 해당 광고는 포스코의 차세대 자동차용 철강소재인 ‘기가스틸’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으로, 포스코가 기업이미지가 아닌 철강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강판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번 TV광고에서는 기가스틸과 알루미늄 소재의 강도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 실험한 장면을 이미지로 재구성함으로써, 알루미늄보다 더 강한 기가스틸의 특장점을 부각시켰다. 같은 조건에서,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무겁지만 강도는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는 ‘자동차의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강판의 목적을 직접 전달해 소비자가 자동차를 선택할 때 소재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그동안 주로 기업 이미지를 전하는 형태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품광고를 전면에 배치, 기가스틸의 우수성을 대중에게 알리겠단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가스틸이 왜 필요한지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광고를 제작했다”며 “이를 통한 매출액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B2B(기업고객 대상 사업)인 철강업계가 브랜드 마케팅 강화에 나선 것은 새로운 수요 창출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범용 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브랜드화 시켜, 제품 홍보를 통한 판매확대에 나서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진을 이기는 힘센 철에 이름을 지어주세요’라는 주제로 내진 철강재 브랜드 공모전을 지난 2월 실시했다. 이번 브랜드 공모전을 통해 현대제철은 건축물 안전을 높이는 내진 철강재의 중요성을 제고하는 한편,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브랜드명과 슬로건을 선정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내진성능이 확보된 SHN(건축구조용 H형강)을 개발한 이후, 건축물 안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내진 철강재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SD500S·SD600S 내진용 철근을 개발해 생산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또 지난 2015년부터 핵심 고객사에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KAM(Key Account Management·핵심고객관리) 조직을 신설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발주 단계부터 재고 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종합 관리하고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단 방침이다.

앞서 동국제강은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제품에 ‘럭스틸(LUXTEEL)’ 브랜드를 적용해 마케팅을 펼쳐 오고 있다. 럭스틸은 2011년 철강업계 최초로 등장한 명품 브랜드로 ‘럭셔리’와 ‘스틸’의 합성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화려한 디자인과 완벽한 철 마감재를 꿈꾸는 건축 디자이너들을 위해 탄생한 고품격 건축용 컬러강판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후 동국제강은 ‘앱스틸(App steel)’이라는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도 선보였다. 앱스틸은 가전제품을 의미하는 ‘어플라이언스(Appliance)’와 적용을 뜻하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그리고 스틸(Steel)의 합성어로 가전제품에 적용 가능한 컬러강판을 말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 동국제강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철강 제품의 브랜드화 시도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선 브랜드화가 필수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술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강력한 홍보 수단이 필요하다”며 “이에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 바로 브랜드 마케팅이다. 향후에도 철강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브랜드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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