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기대감과 외부적 악재 혼재…외국인 투자자 귀환 여부가 최대 변수
이번주(10∼14일) 국내 증시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불확실성에 따른 우려와 국내 상장사의 1분기 실적 기대감이 뒤섞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귀환 여부가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주춤한 모양새다. 이달 3일 2166.04에서 시작한 지수는 지난 7일 0.66% 하락한 2151.73로 마감했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지수가 2200선 돌파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증시 조정 움직임 등이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10일 증시도 지난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90포인트(0.13%) 내린 2148.83으로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이날 오전 10시 30분 지수는 2139.89를 가리키고 있다. 코스피가 2130선을 보인 건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도 전거래일보다 5.46포인트(0.86%) 떨어진 627.73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이번 주 계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심을 약화할 수 있는 까닭이다. 미국 재무부는 종합무역법·교역촉진법에 따라 오는 15일 환율 보고서를 미국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환율보고서는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정책에 대한 보고서로 환율조작국 지정 근거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무역 적자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황이다. 중국·독일·일본 등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 가운데 영국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즈, 일본 다이와증권 등은 한국 역시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여러차레 환율 조작국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이 환율 조작국 지정을 무기로 달러 약세를 이끌고 있는 점은 국내 증시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는 까닭이다.
반대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기대감에 증시가 반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미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잠정으로 매출 50조원, 영업이익 9조9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놨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상장사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11월 말 39조8000억원에서 43조3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같이 국내 증시는 악재와 호재가 혼재된 상황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 상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하지만 이달들어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호재에 반응해 국내 증시에 다시 들어온다면 국내 증시가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실현이나 관망으로 대응한다면 국내 증시는 쉽사리 상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