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채 위주 초과수요…미 연준 자산감축 악영향 우려도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급감한 가운데 이달 들어서는 회복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회사채 발행시장에서는 이번주 우량채 위주로 초과수요가 나오는 분위기다. 국고채 시장에서는 전날밤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의 자산 감축 계획 언급에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3조59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조8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기업들이 지난달 미국 금리인상 전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금리 인상 후에는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기업들의 연간 사업보고서 발표도 발행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사업보고서와 지난해 재무제표는 채권 발행시 회사의 재무 상황을 판단하는 중요 요소다. 시장에서는 일단 기업들의 사업보고서 제출이 완료되고 금리 수준도 반영되면서 회사채 시장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회사채 발행이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등 변수 등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일단 우량채 위주로 초과수요가 나오는 중이다. 지난 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푸드는 총 28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롯데푸드의 신용등급은 AA등급이며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500억원씩 총 1000억원 모집할 계획이었다. 롯데푸드는 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일단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 AAA등급의 한국금융지주도 당초 모집 금액보다 다섯배가 넘는 수요가 들어오면서 증액을 검토중이다. 한국금융지주는 3년물 1300억원 발행에 총 43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보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신세계도 총 1500억원 발행에 5100억원의 유효수요가 몰렸다. 신세계의 신용등급은 AA등급이다.
우량채 위주의 수요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당분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아서다. 반면 연준의 자산 감축이 시장 유동성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는 제기되고 있다.
미국 3월 FOMC 의사록에서는 올해 후반 자산 재투자 정책의 변화가 적절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직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2013년 벤버냉키 의장의 자산규모 축소 시사가 긴축 발작(테이퍼링 텐트럼)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는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 미국 FOMC 의사록은 연방기금금리의 3차례 인상 전망을 유지하면서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했다"며 "연준의 자산규모 축소에 대해서는 다소 충격적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테이퍼링 텐트럼 우려는 과도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