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생산 물량 늘려 실적 상승 기대…미‧중 공략 본격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성분) 생산 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늘리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메디톡스와 휴젤은 지난해 완공된 신공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대규모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2월부터 충북 오송에 제3공장을 구축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3공장은 당국 허가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국가에 수출할 물량을 3공장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충북 오창에 있는 1공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을 목표로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했다. 생산 라인이 분산되면서 그동안 겪었던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메디톡스는 600억원 규모 생산설비시설을 갖춘 1공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말 3공장을 가동하면서 공급물량을 늘리고 있다. 3공장은 연간 약 6000억원 규모 보톡스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휴젤은 2016년 4월 완공된 신공장으로 생산 동력을 확보했다. 신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 필러 생산이 각각 8배, 2배 늘기도 했다. 기존 1공장에서는 72만 바이알을 생산했는데, 이후 가동을 한 2공장은 250만 바이알 규모를 만들 수 있다. 휴젤은 올 하반기 2공장 내에 250만 바이알 규모 설비를 추가할 것으라고 밝혔다.

지난해 휴젤은 연이어 악재를 겪었다. 균주 출처 논란에 이어 경영권 싸움까지 겹쳤다. 휴젤 공동창업자 홍성범 서울리거병원장은 지난해 휴젤의 최대주주 동양에이치씨 지분을 43.3%에서 50.75%로 늘렸다. 휴젤 경영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곧이어 홍 원장은 문경엽 휴젤 대표 해임안건을 놓고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 지난 3월 휴젤은 홍 원장과 심주엽 동양에이치씨 대표를 휴젤 사내이사로 선임해 분쟁은 일단락됐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은 균주출처 논란, 경영원 분쟁 등 큰 이슈들이 잠재워진 상태에서 신공장 증설과 수출 증가로 실적이 상승될 것”이라며 “최근 국내 제약사 신공장 증설이 지연되면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점유율도 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사들의 해외 시장 도전은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웅제약이 자사 보톡스 나보타로 미국 임상 3상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메디톡스와 휴젤도 해외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메디톡스와 휴젤은 글로벌 보툴리눔 시장의 15~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등에 보툴리눔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대규모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국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휴젤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인 보툴렉스를 가지고 미국과 유럽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2015년 12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2016년 3월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현재 각 허가당국에 맞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중국 시환제약과 계약해 2016년 5월부터 임상 3상을 시작했다.

메디톡스의 액상 보툴리눔 이노톡스는 미국 임상 3상이 지연 중이다. 미국 임상은 메디톡스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다국적제약사 앨러간이 진행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곧 이노톡스 미국 임상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노톡스 전용 공장인 2공장 KGMP 인증(품질 인증)이 진행되고 있어 공급 우려를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메디톡스와 휴젤의 공장 증설이 매출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정적으로 보툴리눔 톡신을 공급해 내수 시장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툴리눔톡신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어 수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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